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가운데) 외관. /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제공

"봉주르 안녕하십니까."

프랑스의 세계적인 호텔 체인 아코르그룹이 최상위 호텔 브랜드 '소피텔 앰배서더'를 서울에 열고 국내 고급 호텔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6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탄생한 소피텔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4800여개 호텔을 운영하는 아코르그룹 안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올 들어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등 고급 호텔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국내 고급 호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 서비스드 레지던스'(소피텔 앰배서더 서울)를 30일 공식 개관한다고 밝혔다. 2009년 아코르그룹이 서울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을 그랜드 앰배서더로 바꾼 지 12년 만이다. 빈센트 르레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부사장은 "소피텔의 핵심 가치인 '예술적인 삶'을 앞세워 프렌치 문화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서울시 송파구 옛 KT전화국 자리에 위치했다. 지하 4층~지상 32층 총 36개층 규모 건물에 스위트룸 59개를 비롯한 호텔 객실 403개, 서비스드 레지던스 160개 등 총 563객실을 채웠다. 조민숙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총지배인은 "소피텔 브랜드 호텔 중 최초로 호텔과 레지던스 서비스를 한 건물에서 선보이게 됐다"면서 "단기 투숙뿐만 아니라 장기 숙박 수요까지 모두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5성급으로 분류된다. 정통 프랑스 식당인 '시크 비스트로 페메종', 일식집인 '미오' 등 5개의 레스토랑과 바를 갖췄다. 피트니스 시설과 25m 규모 수영장, 어린이 수영장과 야외 월풀도 설치했다. 빈센트 저니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부총지배인은 "석촌호수를 내려다보는 객실 전망과 프랑스 여성 총주방장이 준비하는 세심한 프랑스 미식 경험은 호텔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 객실. /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제공

아코르그룹이 12만에 소피텔 브랜드를 다시 들인 것은 국내에서 '호캉스(호텔과 바캉스 합성어)'라는 소비문화가 인기를 끈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여행객의 투숙 수요는 사라졌지만, 고급호텔을 찾는 국내 호캉스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아코르그룹이 지난해 8월 서울 이태원동에 문을 연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숙박뿐 아니라 평일 낮 이용객이 증가하며 개관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아코르그룹은 국내에서의 사업을 계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개관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 이어 소피텔까지 들여온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내년에 호텔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했다. 빈센트 르레이 부사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새롭게 만들어진 고객들의 호캉스 유행이 호텔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기대한 선투자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호텔 브랜드들은 고급 호텔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004170)그룹 계열인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5성급 호텔인 조선팰리스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웨스트타워에 지난 5월 개관했다. 지난 7월에는 GS리테일(007070)의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나인트리 호텔'과, 힐튼그룹의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이 각각 경기도 성남시와 서울 양재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이 개장함에 따라 서울 잠실권 특급호텔로 30년 이상 랜드마크 자리를 지켜온 '롯데호텔 월드'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호텔 월드는 지난 6월 1일 재개관했다. 조민숙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총지배인은 "서울에서 프랑스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랑스의 대사(ambassador) 역할을 맡게 돼 영광스럽다"며 "서울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프렌치 문화를 많은 소피텔에서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