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약 3주간 열리는 올해 국정감사에 유통업계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 명단에 오르고 있다. 올해는 갑질 및 노사 문제, 위생 문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공개된 1차 증인 후보 명단에는 홍원식 남양유업(003920)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 정승인 BBQ 사장, 한민화 나이키코리아 이사,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배보찬 야놀자 대표 등의 이름이 올랐다. 채택된 증인들은 내달 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오너 리스크에 따른 대리점주 및 주주 피해' 문제로 증인에 채택됐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불매운동을 야기했다. 결국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발표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지만, 지난달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철회해 대리점과 주주에 피해를 입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 회장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육아휴직 사용 직원에 대한 부당인사 조치'가 이유다. 육아휴직을 낸 여성 직원을 보직 해임하고 복직 이후에도 물류창고로 발령을 내는 등 부당인사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해당 직원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한 후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대리점, 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화장품 할인행사를 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판촉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도록 강요해 최근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7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정승인 BBQ 사장은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구성 관련 본사 갑질(계약 갱신 거절 등)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BBQ는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가맹점에 대해 계약 갱신 거절과 협의회 활동 중단 각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의 행위로 지난 5월 공정위로부터 15억32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최근 국회와 정부의 규제 칼날 끝에 선 플랫폼 기업 쿠팡과 야놀자도 명단에 올랐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질타를 받을 전망이다. 최근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는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아이템위너란 동일 상품 판매자 중 최저가 등을 제시한 특정 판매자 상품을 소비자에게 대표 노출하는 쿠팡의 자체 제도로, 입점 업체들의 저가 출혈 경쟁을 부추기는 제도로 지적받았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광고비 수수료 착취문제,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 숙박앱 광고상품 노출위치, 광고상품 발행시 지급되는 쿠폰발행 등 불공정행위 의혹 등을 이유로 국감 증인에 신청됐다.
한민화 나이키코리아 이사는 하도급법 위반 문제와 관련해 국감 증인석에 오를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부를 증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농해수위 증인 신청 명단에는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강석근 서울우유 전직감사와 김창현 서울우유 경영지원상무(서울우유 갑질 횡포 논란 진위여부 확인), 이강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 사장(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출연을 촉구하고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을 비롯해 신동원 농심(004370) 대표, 함영준 오뚜기(007310) 대표, 송자량 삼양사(145990) 대표, 구지은 아워홈 대표 등 식품기업 수장들이 줄줄이 올랐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식품 위생과 관련해 질타를 받을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8월 한 매장에서 자체 유효기간 제도에 따라 버려야 하는 빵을 재사용한 것이 드러나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마티네즈 대표의 증인 채택 여부를 논의 중이다. 빵 재사용 논란과 관련해 해당 매장 아르바이트생에게만 징계를 내린 점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다.
이 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도 환노위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번 국감의 주요 쟁점은 아니어서 최종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농해수위와 환노위는 오는 27일 국감 증인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