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1위 가구업체 한샘(009240)을 품으면서 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 등 대형 유통 3사의 본격적인 가구 전쟁이 시작됐다. 가구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995억원을 출자해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쿼티(PE)의 단일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한샘 경영은 당장 IMM PE가 맡고 롯데쇼핑과는 유통·판매 등에서 협업하는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게 돼 추후 한샘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가 한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빅3가 모두 가구업체를 거느리게 됐다. 이들 업체는 이미 가구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브랜드 점포나 가구 편집숍 등을 늘리며 가구 시장 잡기에 공을 들여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약 8%씩 성장해 지난해 4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의 홈퍼니싱(집꾸미기) 수요가 확산한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시장 규모는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샘은 롯데와 협력을 통해 판매 채널을 확장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샘은 올해 전국 리하우스(리모델링) 표준매장을 50개까지 확장하고, 대리점 리하우스 디자이너와 시공인력 확충을 통해 직시공 패키지 월 5000건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는 포인트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한샘과 협업한 매장을 잇달아 선보였다. 롯데마트 부산광복점,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울산점, 롯데몰 동부산점 등을 열었고, 지난 6월에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테마파크에 '한샘디자인파크 롯데 메종 동부산점'을 선보였다. 최근 경기 의왕에 문을 연 '타임빌라스(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 인근에는 신규 리빙 전문관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3사 중 가장 먼저 가구업에 본격 진출했다. 2012년 리바트와 2018년 한화L&C를 인수해 각각 현대리바트(079430)와 현대L&C로 운영 중이다. 2012년 매출은 5049억원이었지만 8년 만인 지난해 1조384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국내 가구 업계에서는 한샘에 이어 2위 규모다.
올해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현대리바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840억원,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40.1% 줄었다. 가정용,주방용 가구 매출은 5.2% 늘었지만,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부문이 부진했던 탓이다.
현대리바트는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부문을 방어하면서 B2B(기업 간 거래) 신규 해외 공사 수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리바트는 B2C와 관련해 최근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를 단독으로 들여오는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했으며, 지난해에는 욕실 전문 리모델링 브랜드 '리바트 바스'를 선보였다. B2B 부문은 올해 4월 현대건설(000720)로부터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사 현장의 878억원 규모 가설공사를 수주했고, 6월에는 삼성물산(028260)으로부터 554억원 규모의 카타르 공사를 따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8년에 까사미아를 인수해 지난달 신세계까사로 사명을 변경해 운영 중이다. 신세계까사는 인수 이후 아직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 규모도 한샘이나 현대리바트와 비교해 크게 뒤쳐진 상태다.
다만 최근에는 업계 호황과 맞물려 실적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신세계까사 매출은 전년(1183억원) 대비 38% 증가한 1633억원을 기록해 당초 매출 목표 16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영업손실은 107억원으로 전년(-170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7% 늘어난 97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40억원으로 적자폭이 34.4% 감소했다.
신세계까사는 온라인(굳닷컴) 채널 매출 증가와 프리미엄 상품군 수요 확대, 신규 점포 확충 등의 결과로 분석했다. 특히 신세계까사는 제품 고급화 등 프리미엄 전략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스웨덴 럭셔리 침대 브랜드 '카르페디엠베드'를 국내 독점 수입해 판매 중이며, 지난해 9월부터는 해외 프리미엄 가구 컬렉션 편집숍 '까사미아 셀렉트(SELECTS)'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제품 확대 및 온라인 강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