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구매(직구) 물품의 배송을 대행하는 업체들의 약관이 표준약관보다 불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배송대행은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을 현지 배송대행지 주소로 보내면 배송대행업체가 수수료를 받고 국내 소비자 주소로 물품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배송대행 서비스와 관련해 1939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다. 상담 사유가 확인된 1928건 중 지연 배송이나 분실·파손 등 배송 관련 불만이 892건(46.3%)으로 가장 많았다.
배송이 지연되거나 배송되지 않는 경우가 526건(27.3%), 배송 중 분실·파손되는 경우가 241건(12.5%), 물품이 잘못 배송되는 경우가 125건(6.5%)이었다.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 331건(17.2%),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 209건(10.8%)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지난 5월 14∼24일에 최근 1년간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700명을 조사한 결과 서비스 이용 횟수는 연평균 5.6회로 집계됐다. 이용 이유는 '직접 배송이 불가해서'가 260명(37.1%), '직접 배송보다 배송비가 저렴해서'가 136명(19.4%)으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자 중 74명(10.6%)이 소비자불만·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배송 지연과 검수 미흡(각 63.5%), 물품 분실(32.4%)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송대행 표준약관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29.8%로 비교적 낮았다.
불만이 많이 접수된 업체 5곳(뉴욕걸즈, 몰테일, 아이포터, 오마이집, 지니집)의 거래조건을 조사한 결과 사업자의 이용약관이 표준약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표준약관에는 이용자가 해외에서 구매한 운송물의 수령과 보관, 검수, 인도는 물론 반품, 교환, 환불 등 국제 반송 관련 업무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약관의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 배송대행지로 운송되는 물품의 수령을 포함하지 않았다. 현지 배송대행지에서의 반품 업무를 제외한 국내 배송 후 국제 반송 업무도 약관에 없었다.
계약이 성립되는 시기도 표준약관은 '이용자의 배송대행 신청에 대해 회사의 수신 확인 통지가 이용자에게 도달한 때'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몰테일과 아이포터, 지니집은 '서비스 요금의 결제일', 뉴욕걸즈는 '소비자가 구매한 물품을 입고시키는 순간' 등으로 정했다. 결제나 입고 전 절차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지는 책임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표준약관은 운송물을 재포장할 때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했지만 5개 사이트 모두 사전 동의 없이 운송물을 재포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뉴욕걸즈와 아이포터, 오마이집 등 3개사는 손해배상 신청 기한도 표준약관에서 정한 '운송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10일'이 아닌 7일로 짧게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주요 배송대행 사업자에게 표준약관에 부합하도록 이용약관을 개선하고 검수 범위나 재포장 옵션, 손해배상 범위 등 주요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