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지난 8월 20일 문연 후 인근 신세계·현대백화점보다 롯데아웃렛,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유통사 다른 점포 방문자 수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조선비즈는 오프라인 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로플랫에 의뢰해 롯데백화점 동탄점 개관 후 일주일 간(8월 20일~8월 26일) 반경 25㎞ 이내에 위치해 경쟁 점포로 분류되는 인근 대형 쇼핑몰 11개의 방문자 수 변동률을 추정했다. 방문자 수 추정은 로플랫이 사용자 주변 와이파이 신호를 분석해 실내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수원점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신규 백화점 동탄점의 방문객 수는 개관 첫날인 8월 20일 2만3107명, 21일 1만8989명, 22일 2만2559명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중심가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이 주중 하루 평균 4만~5만명을 모은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경기도 화성시 동탄이라는 위치와 접근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22일 동탄점에서 근무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문객 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로플랫 데이터에 따르면 23일 동탄점 방문자 수는 전날 대비 58% 감소했다. 24일엔 -10%, 25일 -6%, 26일에도 14.5% 줄었다.
같은 기간(8월 20일~8월 26일) 동탄점 인근 25㎞ 이내에 위치한 11개 대형 쇼핑몰의 방문자 수도 개관 전 3주 평균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특성과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11개 점포 가운데 이케아 기흥점(-26.3%) 다음으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21.94%), 롯데백화점 수원점(-20.9%), 롯데아울렛 광교점(-11.20%) 순으로 방문객 감소율이 컸다. 감소율은 동탄점과의 거리와 반비례했다. 동탄점에서 가까울수록 더 많은 방문객이 줄었다는 뜻이다. 가령 감소율이 두번째로 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은 동탄점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5.7㎞)다.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아울렛 광교점은 차로 약 30분 거리인 수원에 위치해 있는데도 방문자 수가 두자릿수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로플랫이 동탄점 개관 열흘 간 방문자의 주거지를 분석했더니 45.1%가 경기도 화성시 거주자였고 11.6%는 서울, 9.5%는 경기도 수원에 살았다. 경기도 수원의 경우 지역 내 대형 쇼핑몰이 있음에도 소비자들이 새로운 쇼핑 경험에 대한 관심이 컸음을 보여준다.
동탄점과 20분(20.6㎞) 거리인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방문객 수가 9.50% 줄었다. 32분(24.7㎞) 거리 위치한 현대백화점(069960) 판교점은 방문객 수가 5.26% 줄어 11개 점포 중 롯데몰 수지몰(-4.08%) 다음으로 감소율이 낮았다. 동탄점에서 가장 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데다 판교 인근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고객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헌성 상가정보연구소 분양마케팅본부장은 “판교, 성남은 이미 신도시가 형성된 지 10년이 넘어 상권이 성숙된 반면 동탄, 기흥은 신도시가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다”며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주말에 차를 몰고 나가 쇼핑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에 대한 수요가 그동안 기흥, 성남, 용인 등으로 분산돼 있었는데 당분간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주변 수요를 흡수하는 빨대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탄점 방문객 수는 지난달 27일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27일 43%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28일 29.8%, 29일 10.5% 늘었다.
롯데쇼핑(023530)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방문객 수가 감소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신규 점포가 개관하면 그 인근 점포에 일시적인 영향이 당분간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서울처럼 대형 유통업체들이 많이 몰려있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점포 간 고객을 뺏기보다는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