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라스트오더앱을 통해 마감 임박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마감할인 판매' 서비스가 편의점의 폐기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작년 2월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도입하며 가장 먼저 마감할인 판매 서비스를 도입한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 1만 개 점포에서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스트오더 서비스에서 판매된 제품은 1년 반(작년 2월~지난 7월말)만에 누적 130여만 개에 달한다. 폐기 절감액은 약 33억 원이다.

라스트오더는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펀드 투자 기업인 '미로'가 개발한 유통기한 임박 상품 거래 플랫폼이다. 현재 도시락, 삼각김밥, 유제품 등 5000여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이 서비스 도입으로 가맹점주들은 폐기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신선식품 주문량을 늘렸다. 세븐일레븐 라스트오더 서비스 운영 상위 100개점의 올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 대상 상품군의 발주는 라스트오더 도입 전이었던 2019년 하반기 대비 26% 증가하고, 판매가 28% 증가했다.

본사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상품 발주를 늘리면 구색 강화 효과로 매장 매출이 동반 상승하게 된다"면서 "일부 판매하지 못한 상품이 발생하더라도 라스트오더를 통해 폐기를 면할 수 있다. 발주와 판매는 늘어나고 폐기는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작년 6월부터 마감 세일 서비스인 '그린세이브'를 운영 중이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그린세이브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67% 늘었다. 그린세이브를 통한 매출 실적은 121% 늘었다. CU관계자는 "그린세이브를 도입하면서 일부 매장은 식품 폐기율이 0%까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린세이브 서비스도 라스트오더 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중고판매 플랫폼 '당근마켓'과 손잡고 마감할인 판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GS25, GS더프레시 등 1만6000여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당근마켓을 통해 할인 판매하는 서비스다.

GS리테일(007070) 관계자는 "자원 손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양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첫 공동 프로젝트로 '마감할인 판매' 서비스 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리퍼(반품) 전문매장도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새로운 상품 아이템으로 개발 중이다. 재고 상품 전문 매장인 '리씽크몰'은 지난 5월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최대 99%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유통임박 초특가 1000원딜' 기획전을 진행했다.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정리하려는 기업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연결해 준 것이다.

리씽크몰은 이달 초 편의점 유통기한 임박상품 할인 판매전을 진행했다. 이같은 유통기한 임박상품 거래를 늘리면서 리씽크몰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는 식품의 유통기한이 오는 2023년부터 소비기한으로 바뀌면서 유통기한 임박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기한은 식품을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유통할 수 있는 기한, 즉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소비기한은 해당 식품을 먹어도 문제가 없는 시점이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유통기한은 소비기한의 60~70% 수준이다.

송성완 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안전본부 이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 유통기한 임박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팽배했었다"며 "유통기한 임박 상품 판매를 통해 유통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식품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