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들의 패션 소비가 백화점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가 의류나 명품도 모바일로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쇼핑 환경이 만들어지면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그룹이 인수한 온라인 여성 쇼핑몰 W컨셉은 최근 중년층 가입자 수가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 신규 회원 수가 전년 대비 31% 증가한 가운데, 40~50대 가입자 수는 97% 급증했다. 연령대가 높아지며 객단가도 20만원대를 넘어섰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020000)이 운영하는 쇼핑몰 더한섬닷컴은 올해(1~7월) 전체 매출이 41.3% 신장한 가운데, 40~50대 고객 매출이 53.4%가 상승했다. 이 쇼핑몰은 오픈 5년 만에 매출 규모가 30배 늘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자체 고가 브랜드가 안정적인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이다.
◇백화점 옷, 온라인서 파니 매출 '껑충'
그동안 중년 여성들은 온라인에서 옷을 사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백화점과 아웃렛 등을 찾지 못한 중년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의류 구매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50대 여성의 카디건 검색량은 전년 대비 4배, 원피스 검색량은 2배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장보기' 등을 경험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전자상거래 이용률은 2019년 72%에서 지난해 86%로 늘었고, 50대는 44%에서 60%로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해당 연령층을 위한 의류가 사라진 것도 온라인 패션 쇼핑을 부추긴 이유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50~60대 대상 여성복의 매출 비중은 1~4%대로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9년 이문희, 피에르가르뎅, 지난해 지보티첼리, 후라밍고, 올해 울티모, 레니본 등의 운영을 중단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중장년 고객들의 소비력은 여전히 높지만, 이들은 기존의 시니어 브랜드보다 수입 명품을 더 선호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엘레강스',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으로 칭하던 시니어 상품군도 축소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4060세대 겨냥한 패션앱 등장
상황이 이렇자 40~60대 중년 여성을 겨냥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중장년 패션앱 '퀸잇'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40만 건을 돌파했다. 거래액은 매월 300% 이상 성장했다. 지센·쉬즈미스·조이너스·앤클라인 등 100여 개 패션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앱스토어에는 "백화점, 아웃렛을 옮겨온 거 같다" "브랜드 옷인데 가격도 착해 좋다"라는 고객들의 평이 주를 이룬다.
지난 6월 모바일인덱스가 의류 업종 월간 사용자 수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퀸잇은 지그재그, 에이블리, 무신사, 브랜디 등 10~20대 중심 쇼핑몰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65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10~20대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최근 40~50대 여성을 겨냥한 패션 플랫폼 '포스티'를 출시했다. 올리비아로렌·마리끌레르·블랙야크 등 6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 외에 '아이스탁몰', '푸미', '모라니크' 등이 40~60대 패션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소외 받던 중년 여성들을 겨냥해 기회를 찾았다. 퀸잇의 운영사 라포랩스는 스타트업·IT업계가 모두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중년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옷을 사려는 니즈는 있지만, 노출이 심하고 사이즈가 작은 젊은 여성을 위한 옷이 대부분이다 보니 마음에 드는 옷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이들에게 익숙한 백화점 브랜드 상품을 모아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