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매출, 점포 수 기준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곰표·백양·말표(곰양말) 맥주 등 자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상품의 인기로 CU 실적은 개선된 반면 GS25는 이렇다 할 히트상품이 없는 가운데 합병을 앞두고 이커머스에 역량을 집중한 데다 남혐 논란에 휘말리며 타격을 입었다.
5일 CU 운영사 BGF리테일(282330)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 가량 증가한 1조7005억 원, 영업이익은 32% 증가한 587억 원, 당기순이익은 41% 늘어난 46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9% 증가한 3조2017억 원,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803억 원, 당기순이익은 39% 증가한 627억 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은 곰양말로 불리는 자체 기획 상품의 인기 덕분이다. CU가 작년 5월 소맥분 제조사인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6월 말 기준 600만개가 팔렸다. 5월에는 CU에서 카스, 테라를 제치고 맥주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곰표 브랜드가 원래 갖고 있던 밀가루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의외성을 추구하는 펀슈머(fun과 consumer의 합성어, 재미를 좇는 소비자 경향) 마케팅과 복고 감성이 편의점 주력 고객층인 MZ(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CU는 곰표 밀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말표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 수제맥주 제조사 스퀴즈브루어리와 협업해 작년 10월 말표 흑맥주를 출시, 400만개를 팔았다. 지난 6월 속옷 전문기업 BYC와 수제맥주 제조사 코리아브루어스콜렉티브(KBC)와 만든 백양BYC 비엔나 라거는 출시 두달 만에 100만개가 판매됐다.
증권업계에선 경쟁사가 온라인 사업 강화에 집중하는 동안 CU가 오프라인 편의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주력 고객층인 1~2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소포장 식품류나 주류 판매를 꾸준히 강화하는 등 온라인 업체들의 위협을 우회한 전략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출 기준 편의점 업계 1위인 GS25는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은 3% 증가한 1조8160억 원, 영업이익은 4% 감소한 660억 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 5월 강수일수가 14.4일로 평년 대비 길었다는 점, 아이스크림 소매점과 카페 등과의 경쟁 심화로 빙과류, 유제품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GS25가 매출 부진 원인이라고 언급한 3가지 모두 CU에도 적용된다. CU의 곰양말처럼 소비자를 점포롤 불러들일 만한 히트상품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GS리테일은 7월 GS홈쇼핑과의 통합을 앞두고 자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확대 운영,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마켓포 준비 등 전사적으로 이커머스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전용 기획 상품 출시에는 힘을 쏟지 못했다.
GS리테일(007070)은 남혐 논란에 휘말리는 악재도 있었다. GS리테일은 지난 5월 캠핑 이벤트 포스터에 남혐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넣었다는 논란에 휩싸여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이 사건으로 조윤성 GS리테일 플랫폼 BU장이 등기임원과 편의점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CU와 GS25는 점포 수와 매출 기준으로 편의점 1,2위를 다투고 있다. 점포 수 기준으로는 작년 기준 CU가 1만4923개로 가장 많고 GS25가 1만4688개로 2위다. 매출 기준으로는 GS리테일 편의점 사업부문이 작년 6조9718억 원으로 BGF리테일(6조1812억원)을 앞섰다. 다만 매출 격차는 올해 1분기 1467억 원에서 2분기 1155억 원으로 점점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