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이르면 다음 달 퀵커머스(소량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B마트를 대전에서 처음 선보인다. 쿠팡이츠 마트가 속도에 집중한다면 B마트는 확장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도다.

배민의 생필품 빠른배송 서비스 'B마트'. / 우아한형제들 제공

4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B마트 서비스를 대전 중구에서 시작한다. B마트를 비(非)수도권에 서비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0여곳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두고 생필품을 보관해뒀다가 위탁계약한 배달기사를 통해 배송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한 관계자는 “대전 중구에서 먼저 시작할 예정이며 대전 전 지역으로 확대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민과 요기요가 먼저 뛰어든 퀵커머스는 최근 쿠팡이 쿠팡이츠 마트를 선보이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를 시작했는데 주문 후 10분 안에 도착해 화제가 됐다. B마트와 요마트는 평균 20~30분이 걸린다. 쿠팡은 서비스 지역이 좁은데다 직고용한 배달기사를 MFC에 상주시키기 때문에 가능하다.

쿠팡이 ‘빠른 속도’를 차별화 요소로 잡았다면 배민은 배달 앱 1위 점유율을 기반으로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마트는 물류거점이 30여개로 요기요(10개), 쿠팡(1개)에 비해 많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배송권역에 포함하고 있다.

대전은 이커머스 기업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을 계기로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며 고소득 전문직 이주가 많이 이뤄졌고 부동산 가격도 급격히 상승했다. 가구당 소득수준이 높고 비대면 배송을 선호하는 맞벌이 비율이 높아 마켓컬리, SSG닷컴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도권 이외 첫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확대처로 선택한 곳이다.

쿠팡이츠의 참전으로 크게 흔들리는 듯 했던 배달업계 판도는 배민이 지난 6월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을 출시하며 소강 상태에 접어든 모양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7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전월 대비 24만명 감소한 526만명이었다. 이용자 수 감소는 쿠팡이츠가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배민 MAU는 6월 2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7월에도 54만명 증가한 2073만명을 기록했다. 2위업체인 요기요도 46만명 증가한 818만명이었다. 쿠팡이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단건 배달을 배민도 시작하면서 쿠팡이츠 만의 희소성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