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이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 가정용 스크린 골프 시뮬레이터 장비 '골프존 비전홈'이 골프족들의 관심을 받으며 날개돋힌 듯 판매되고 있다.
골프존 비전홈은 와디즈에서 소비자가 19만8000원을 투자(펀딩)하면 골프존 비전홈 1세트를 리워드(대가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비전홈 1세트는 △비전홈 전용 클럽 1개 △무선 동글(클럽 신호 수신기) △비전홈 소프트웨어(다운로드) △에이밍 패드 등으로 구성된다.
클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이뤄지는 거래라 '리워드 지급'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일반적인 상품 판매와 큰 차이는 없다. 클라우드 펀딩은 기업이 신제품 개발 전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초기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골프존(215000)은 당초 클라우드 펀딩을 앞두고 해당 상품의 투자 목표 금액을 300만원으로 책정했다. 15대 정도의 수요만 있어도 제품을 제작할 만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 7일 펀딩을 시작한 후 약 2주간 골프존 비전홈은 7억6882만원(20일 오후 2시 기준)의 투자액을 모으며 목표 금액의 2만5627%를 달성했다. 대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4000대 가까이 팔린 셈이다.
처음 펀딩에 참여한 사람은 8~9월이면 상품을 수령할 수 있었으나, 지금 투자를 결정하면 올 연말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이 제품의 인기는 그만큼 골프가 대중화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에 입문하는 '골린이'(골프 초보자)가 늘고, 골프를 다양하게 즐기는 소비 트렌드가 만들어 졌다. 방송가에 부는 골프 예능 바람도 이러한 분위기를 대변한다.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 공간 와디즈에서 골프존 비전홈을 체험해 봤다. 스크린 골프장처럼 타격감과 궤적 인식률이 높은 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현재 골프존 비전홈은 골프존 본사와 공간 와디즈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비전홈의 핵심 장비는 '비전홈 클럽'이다. 비전홈 클럽은 클럽 헤드 부분에 자이로 센서가 달린 '유닛'이, 그리고 샤프트(자루)엔 자성을 띈 임팩트 볼이 달려있다. 자이로센서는 머리 중앙 부분에서 레이저가 나와 타격 기준점을 잡은 뒤 스윙 궤적과 스윙 속도에 따라 볼의 거리와 방향성을 계산하는 역할을 한다.
비전홈 클럽을 잡으면 바닥의 에이밍 패드를 향해 위 아래로 2~3번 흔들면 레이저 포인트가 나와 타격 기준점을 잡는다. 2~3초 정도 어드레스 자세로 기준점을 잡으면 '레디' 소리가 나오고, 이에 맞춰 스윙을 하면 된다.
스윙 시 타격감은 실제 클럽으로 골프공을 쳤을 때의 타격감과 비슷했다. 비전홈 클럽 샤프트에 달린 자성을 띈 '임팩트볼'이 스윙하는 동안 그립 부분에서 클럽 헤드 부분으로 떨어지며 '딱' 하는 느낌을 줬다.
문제는 볼 인식이다. 대중성을 위한 것인지 공이 쉽게 멀리 뻗어 나갔다. 스윙 속도에 따른 거리 조정은 됐지만 골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훅이나 슬라이스는 잘 나지 않았다.
골프 초보인 기자가 억지로 훅을 내겠다며 당겨쳐 봤는데도 공은 앞으로 뻗었다. 아이언샷과 웨지샷도 스크린 골프를 칠 때는 내가 칠 클럽을 직접 골라야 하지만, 비전홈에서는 그런 코스 전략보다는 빨리 휘두를 것인지, 천천히 휘두를 것인지만 결정하면 됐다.
그린 위에서의 퍼팅도 난감했다. 퍼터도 동일한 비전홈 클럽의 레이저 센서로 인식을 하는데, 천천히 하면 1m도 공이 안나가고, 조금 빠르면 10m를 넘을 정도로 오차율이 컸다. 그린의 기울기에 따른 방향 조정도 어려웠다.
종합적으로 보면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을 때 같이 즐길만한 게임성은 있지만, 스윙 교정 등 골프 연습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골프존에선 해당 장비에 대해 '각 클럽에 맞는 스윙 교정이 가능하며 미스샷까지 정확히 인식하기 때문에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고 구매하면 실망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직접 체험해보고 결정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