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퀵커머스(소량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B마트 일부 매장에 단건 배달을 도입했다. 10분 안에 생필품을 배송해주는 쿠팡이츠 마트를 견제한 조치다. 유통업계에선 분·초 단위 속도 전쟁이 본격화 됐다는 평이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6일부터 B마트 강남논현점을 100% 단건배달로 운영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고객에게 더 좋은 품질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강남논현점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며, 적용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건배달로만 운영되는 첫 번째 B마트다.
우아한형제들은 그동안 B마트 물건을 배송하는 배달 라이더들이 묶음배달을 할 수 있도록 해왔다. 묶음배달이란 라이더가 한 지점에서 여러 건의 주문을 받아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B마트의 경우 가벼운 소량의 생필품을 배달하는 경우가 많아 라이더 입장에선 편리하지만,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배송 소요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100% 단건배달을 하는 B마트를 운영하기로 한 건 쿠팡이츠 마트와의 속도 경쟁이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이달부터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인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도입했다. 배민, 요마트(요기요의 퀵커머스 서비스)가 주문부터 배달까지 20~30분이 소요되는 데 반해 쿠팡이츠 마트는 5~10분이 걸린다.
외부 배달기사와 위탁계약을 하는 배민, 요기요와 달리 쿠팡이츠는 직고용 배달기사를 수십명을 소형 물류거점에 상주시키는 방식으로 배송 소요 시간을 줄였다. 카카오 택시와 개인·법인 전용 택시의 차이와 유사하다. 배송 지역도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으로 한정해 '퀵커머스 중에 가장 빠르다'는 초반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쿠팡이 적자를 감수하고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네이버에 이은 전자상거래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한 만큼 배달업계와 기존 유통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6월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서비스의 배민 버전인 '배민원'을 도입했다. GS리테일(007070)은 요기요 인수에 참여해 퀵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069960)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이동형 냉장 물류창고를 이용해 이달 말부터 신선식품 즉시 배송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