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회사인 한샘(009240)이 창립 반세기 만에 새 주인을 찾는다.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일가 주식 20~25%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예상 매각가격은 1조~1조3000억원 수준이다.
한샘은 14일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의 보통주 전부와 경영권을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양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주식양수도 계약의 체결 여부는 앞으로 진행 과정에 따라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샘에 따르면 독점적인 협상권을 가진 IMM PE는 앞으로 실사를 거쳐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경우 IMM PE는 매수 주체로 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해 한샘을 인수할 계획이다.
한샘은 지난 1970년 설립돼 올해로 51주년을 맞았다. 2020년 연결 재무제표기준 매출 약 2조675억원, 당기순이익 668억원을 낸 회사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창업자인 조 명예회장이 지분 15.45%를, 자녀인 은영·은진·은희 씨가 도합 2.92% 지분을 갖고 있다. 친인척 등 조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은 19.71%, 463만8230주다. 매각 대상에는 조 명예회장이 설립한 공인법인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의 보유분 5.52%(130만주)도 포함됐다.
매각주관사를 선정하지 않고 직접 협상에 나선 한샘은 주당 22만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 일가와 한샘드뷰 연구재단 지분을 모두 양도할 경우 매각 금액은 1조300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조 명예회장과 일가는 한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상태였다. 맏사위는 미국 법인, 막내 사위가 한샘과 계열사의 감사직을 맡았지만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1남 3녀 중 장남인 원찬 씨는 2002년 세상을 떠났다.
오히려 한샘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왔다. 1994년부터 대표를 맡은 최양하 전 회장이 25년 만에 사임했고, 강승수 현 회장이 한샘을 이끌어왔다.
조 명예회장이 평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해온 만큼, 가족이라고 해도 쉽게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 역시 후계자로 삼을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