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골프장의 야간 전경. 정부가 9일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골프장들이 야간 예약 일정 변경 검토에 들어갔다. /조선비즈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하면서 골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지침에 따라 6시 이후엔 사적 모임이 2명 이하로 제한되면서 통상 4인 1조로 운영되는 골프 진행 방식은 변경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9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발표 후 골프장과 예약 대행 업체들은 기존 예약 변경·취소 및 운영 방식 조정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골프장들은 오후 1시 이후에 티오프(골프 게임 시작 시간)를 하는 조는 정규 18홀을 반으로 줄여 9홀만 도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후 5시 이후 시작하는 야간 라운딩은 2인 1조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캐디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노캐디' 옵션도 골퍼가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가 5인 이상 집합 금지 지침을 내렸을 때에도 캐디는 사적 모임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지침 강화로 캐디가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정 방안이라고 골프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클럽하우스 등에서의 식사도 4인 이상의 경우 오후 4시까지만 주문을 받는 등 세부적인 사항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 17개 퍼블릭 골프장을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는 아예 12일부터 2주간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야간 라운딩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지방자치단체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측으로부터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 업체 간 혼선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휴가철을 앞두고 예약이 급증한 골프텔 숙박이 포함된 골프 여행 상품의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지침대로라면 6시 이후엔 모든 사적 모임이 금지되기 때문에 3인 이상이 1개 실을 예약해 이용하는 것도 제한된다. 게다가 골프장이 수도권 밖에 있더라도 이용객이 수도권 거주자면 지침 적용 대상이 된다.

업계에선 야간 라운드 2인 1조 변경, 팀 간격 축소, 2인 골프 여행 상품 개발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골프는 관행 상 한달 전에는 같이 칠 사람과 일정을 잡고 골프장 예약을 하는데, 정부 지침이 갑작스럽게 나오면서 골퍼들이 즉각적으로 일정을 조정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골프 예약 대행 서비스 업체 엑스골프 관계자는 "각 골프장과 소통하며 운영 방침을 협의 중"이라면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