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여름 휴가철 대비에 착수했던 호텔업계와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단축 등 강화된 기준에 맞춰 인력을 재배치하고 이용객을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대가족 휴가나 소모임 장소로 인기인 레지던스(조리, 세탁 등이 가능한 생활형 숙박시설)와 리조트들은 객실, 연회장의 예약 취소 처리와 방역 강화 계획 등을 마련하는 중이다. 강화된 규제에 따라 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3분의 2만 투숙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계가족이라도 객실 내 정원 기준을 초과해 투숙할 수 없다. 결혼식장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족을 겨냥한 숙박 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호텔업계에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수영장·스파·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다양하게 갖춰 2030세대 사이에서 호캉스 장소로 인기가 많은 도심 특급호텔들도 예약 중 일부는 취소해야 할 처지가 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휴가철을 맞아 예약률이 높은 편이었는데 강화된 방역 지침에 따라 호텔당 객실 가동률을 낮추고, 객실별로도 정원에 맞춰서만 예약을 받을 수 있다"면서 "객실별 정원을 초과한 예약이나 호텔 운영 가능 객실을 초과하는 건 등에는 늦게 예약한 순으로 취소 요청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운 여름 영화관 나들이'를 내걸고 홍보에 나섰던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도 당황한 분위기다. 4단계 거리두기가 적용되면 식당·카페·대형마트 등 대부분 시설의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영화관과 공연장도 마찬가지다. 밤 10시 이전에 모든 상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상영 일정을 모두 조정하고 환불 등을 진행해야 한다.
CJ CGV(079160)와 롯데시네마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수 차례 연기됐던 마블의 '블랙위도우'나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공포 영화 '랑종' 등 대형 신작이 모처럼 상영관에 걸리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영화관들은 특별관에 신작을 적극적으로 배정하는 한편, 굿즈(전용 디자인 상품) 증정 등 판촉 행사도 진행 중이었다.
CGV 관계자는 "최근 기대작들이 개봉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로 오랜만에 사전 예매가 최고 수준이었고, 아이맥스 같은 특수관은 퇴근하고 저녁 시간대에 영화를 관람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면서 "강화된 방역 지침에 따라 오는 12일자로 밤 10시 이후에 상영이 끝나는 예매건에 대해서는 일괄 취소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업계의 충격은 덜 한 분위기다. 온라인 영업이 가능하고, 수도권 식당과 카페 등의 취식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사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마트 등은 대부분 밤 11시까지 운영하고, 지점에 따라 30분~1시간을 추가로 영업하는 상태다. 백화점의 경우에는 주말에도 오후 8시 30분이면 영업을 마감해, 강화된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업종 특성상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오랜 시간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밤 시간까지 영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1시간 단축 영업에 따른 매출 타격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번 주 들어 신선식품, 생필품, 주류 등 매출이 늘어나는 동향이 감지됐는데, 소규모 회식이나 친구 모임이 줄어들면서 집밥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준비했던 여름맞이 행사는 무기한 미뤄지는 분위기다. 9일부터 '무더위를 마트에서 피하시라'면서 야간 시간대 30분 연장 영업을 준비했던 이마트(139480)는 이를 전격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