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아백화점이 와인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관할 세무서인 영등포세무서에 주류수입업 면허를 신청하고 와인 사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갤러리아 자체 브랜드로 고급 와인과 모엣 샹동 같은 프리미엄 샴페인을 수입 판매하고, 프리미엄 회원제로 운영하는 와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디자이너스 클럽(디자이너 크럽) 빌딩'. /유한빛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의 첫 프리미엄 와인 매장은 서울 강남구 '디자이너스 클럽 빌딩'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파인 다이닝(고급 식당)의 격전지인 청담동에서도 중심 입지에 지어진 건물로,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과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이 건물은 지난 2017년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그룹사인 한화생명 등이 부동산 펀드를 통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건물에는 볼링 펍과 골프 스튜디오, 공유오피스업체인 위워크 등이 입점한 상태다.

현재 '빅4′ 백화점 중에서 직접 와인을 수입하는 곳은 없다. 롯데그룹은 롯데칠성(005300)음료 산하 주류영업본부인 롯데주류가 수입·유통을 맡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이 아닌 이마트(139480)가 100% 자회사로 설립한 신세계엘앤비(L&B)가 와인을 수입·유통한다.

신세계L&B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통해 와인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와인앤모어'라는 브랜드로 수도권과 부산 등에 27개 로드숍(가두판매점)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직접 와인을 수입하는 대신 이탈리아 식음료회사 이딸리 등을 통해 상품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한화갤러리아는 패션 뿐만 아니라 식음료(F&B) 부문까지 고급화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식품관은 지난 2012년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지점을 '고메이494' 브랜드로 새단장했고, 이후 타임월드점과 광교점까지 이름을 바꿔달았다. 지난해 4월에는 백화점이 아닌 고급 주택 '나인원 한남'에 도심형 프리미엄 식품매장인 '고메이494 한남'을 열었다.

이같은 프리미엄 F&B 사업은 백화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고메이494 한남' 개점에 맞춰 나인원 한남 입주민에게 백화점 카드를 발급하고 홍보에 나섰는데, 해당 카드 발급자의 70% 이상이 압구정 명품관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주택인 '나인원 한남'에 마련된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 한남' 전경.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다만 주류 수입 사업은 면허업인 만큼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기업 정관상 사업목적에 주류 수입·판매가 포함돼야 하고, 한국무역협회의 무역업고유번호증과 관할 세무서의 주류수입업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현재 갤러리아백화점의 와인 매장인 '비노494'는 주류수입업체로부터 와인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화갤러리아의 이같은 행보엔 백화점업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바탕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판매액은 지난 2020년 약 27조3796억 원으로, 3년 만에 역(逆)성장했다.

이 가운데 한화갤러리아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기준 8%에 그쳤다. 롯데(37.3%)·현대(28%)·신세계(25%)에 이은 백화점업계 4위지만 상위 백화점과 격차가 큰 편이다. 점포 수도 가장 적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과 대전 타임월드점, 충남 천안 센터시티점, 수원 광교점, 경남 진주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 와인유통업계 관계자는 "와인을 즐기는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프리미엄 와인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그때 그때 유행하는 제품보다는 개인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현재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간 합병 등을 진행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부로 석유화학·태양광업체인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돼, 유통 부문으로 재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