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명품 브랜드 멀버리코리아가 한국 비상장사에 투자해 눈길을 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업체는 국내에서 수천억원을 벌어도 대부분 본사에 배당을 보내고 남은 일부 금액을 보통예금에 넣어두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기에 국내 회사 지분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29일 멀버리코리아가 전날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스마일벤처스 주식 3072주(지분율 0.28%)를 보유하고 있다. 멀버리코리아는 약 1년 전 스마일벤처스 주식을 1억3117만원에 취득했다.
스마일벤처스는 한화갤러리아 출신 이우창 대표가 2017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명품업체들과 협력을 맺고 실시간 가격, 재고 정보를 수집·제공하고 판매도 한다. 캐치패션은 2019년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작년 기준 누적 거래액이 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멀버리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멀버리 제품은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캐치패션의 매출 성장률이 상당히 높고,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을 강화해 동반 성장하는 의미로 일부 주식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명품업체가 한국 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행보다. 주요 명품업체들은 한해 국내에서 수천억원을 벌어도 대부분 본사에 배당을 보내고, 남는 돈을 보통예금에 넣어두거나 부동산에 투자해왔다.
멀버리 본사가 한국 기업 주식 취득을 승인한 건 그만큼 명품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멀버리는 작년 11월 발표한 중간보고서에서 2020년 3~9월 전세계 매출이 4% 줄었으나 아시아 태평양은 28%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75%)과 한국(35%)의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회사 측은 "중국, 한국, 일본 자회사를 통한 투자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2년 간의 추가 비용, 투자를 통해 이 사업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멀버리는 지난 2018년 한국 파트너스사 SHK홀딩스와 공동 투자해 멀버리코리아를 세웠다가 2019년 파트너사 지분(40%)을 매입, 경영권을 100% 인수해 직진출했다.
멀버리코리아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말) 매출은 145억9443만원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영업손실은 20억원에서 3억4200억원 규모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