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간편결제서비스를 두고 격돌하던 유통업계에서 이번에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주로 출시하던 전용 신용카드를 최근에는 카페나 호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출시하고 있다. 기존 고객을 묶어두려는 유통기업과 유명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신규 회원으로 유치하려는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덕이다. 최근 1년 새 출시된 PLCC카드만 10여종이다.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란 카드사와 기업이 1대 1로 제휴해 기업 브랜드를 달고 출시하는 신용카드다. 여러 업종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해당 기업을 이용할 때 높은 할인율이나 적립률을 적용해 준다.

신세계그룹의 쓱페이와 롯데그룹의 엘페이 등 독자적인 간편결제서비스와 비교하면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인력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충성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비용을 카드사와 부담하면서, 소비자들이 자사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도록 잡아두는 효과도 있다.

위메프는 전날 KB국민카드와 손잡고 ‘위메프페이 KB국민카드’를 출시했다. 위메프는 멤버십 제도를 개편하고 협력사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쿠팡이 독주하는 온라인 시장의 판을 뒤집기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다. 위메프 멤버십 회원이라면 ‘위메프페이 KB국민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고 5%를 위메프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배달서비스인 위메프오와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서비스에 지불한 금액도 포인트로 환급해 준다.

'아모레퍼시픽 신한카드' 디자인.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아모레퍼시픽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화장품 브랜드와 건강식품, 생활용품 브랜드를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최고 15%까지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뷰티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온·오프라인 매장과 방문판매 구입 금액이 모두 포함된다. 아모레퍼시픽 이외 가맹점에서 이용하는 금액도 뷰티포인트를 5% 쌓아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충성고객에게는 추가로 혜택을 주고, 카드 사용자에게 혜택을 뷰티포인트로 제공해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몰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신한카드와 손잡고 프리미엄카드인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내놨다. 연회비가 20만 원 중반대로 높은 대신 전 세계 메리어트그룹 호텔 1박 숙박권을 연 1회 제공하고, 사용금액에 따라 메리어트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본보이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가구·인테리어 유통기업인 이케아도 ‘이케아 패밀리 위드 신한카드’를 내놨다. 온·오프라인 이케아 매장에서 이용한 금액의 10%, 이케아 매장의 레스토랑·카페·푸드코트에서 결제하면 15%를 할인해 주는 카드다.

커피빈은 결제하면 건당 3000원을 할인해주는 ‘커피빈 신용카드’를 KB국민카드와 협업해 선보였고,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전 제품을 5% 청구 할인해주는 ‘무신사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이베이코리아와 현대카드가 협업해 출시한 신용카드인 ‘스마일카드 에디션2’와 ‘스마일카드 더 클럽’ 이미지. /현대카드 제공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국내 첫 PLCC를 선보인 현대카드는 최근 ‘스마일카드 에디션2’와 ‘스마일카드 더 클럽’을 내놨다. 지난 2018년 6월 출시한 PLCC인 스마일카드를 단종하면서 새롭게 출시한 상품이다. 현대카드 스마일카드는 출시한지 2년 6개월 만에 100만장 발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스마일카드 에디션2’는 G마켓, 옥션, G9와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스마일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한 금액 중 2~3%를 ‘스마일캐시’로 적립해 준다. ‘스마일카드 더 클럽’을 발급받으면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회원제인 ‘스마일클럽’에 자동으로 가입되고, 적립률도 최고 4%로 높아진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 '스타벅스 현대카드' 디자인.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6개월 만에 10만장이 발급됐는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기업의 PLCC를 출시하면 카드사로서도 해당 브랜드의 고객을 신규 회원으로 유치하는 효과가 크다”면서 “이베이코리아와 첫 PLCC를 출시한 이후 2년 동안 (현대카드의) 신규회원이 120만~130만명 늘었는데, 카드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증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