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캠핑·서핑족(族) 모시기에 나섰다. 여름 휴가가 다가오지만 해외 여행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일상을 벗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차박(차에서 숙박)·서린이(서핑 어린이)같은 신조어도 나왔다.

홈앤쇼핑 캠핑카

12일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캠핑 사업 규모는 2016년부터 매년 30%씩 성장해 지난해 4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소셜미디어(SNS)에 캠핑·차박 등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게시물은 500만개가 넘는다.

특히 지난해 2월 승용차·화물차·특수차 등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한 자동차관리법 하위법령이 시행되며 유통업계에서도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시대에 개인적인 공간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캠핑카가 인기”라고 했다.

홈앤쇼핑은 오는 13일 15인승 차량을 개조한 르노마스터 캠핑카를 판매한다. 일반형은 에어컨, LED TV, 90리터 냉장고, 전자레인지, 온수기, 샤워 기능이 있는 화장실, 침대 겸용 쇼파가 있다. 고급형은 일반형 옵션에 인덕션, 바닥 난방, 15리터 온수기, TV 사이즈 업그레이드가 추가됐다. 일반형은 7990만원, 고급형은 8990만원이다.

보통 캠핑카는 애프터서비스(AS)가 안되지만, 3년 동안 10만km까지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코로나로 캠핑족이 증가하며 캠핑카 판매 방송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캠핑 용품

캠핑 용품도 매출이 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일회용 접시 등 행락(行樂) 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했다. 여행용 키트(31.5%), 김밥(34.6%), 샌드위치(28.4%), 캔맥주(47.3%), 가공미반(32.1%), 간편국(69.4%) 등도 매출이 뛰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캠핑 테이블, 원터치 팝업 텐트, 블루투스 스피커, LED 랜턴 등 캠핑 용품 7종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캠핑 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휴대하기 편한 아카시아 나무 샐러드볼과 접시(175%), 술잔(164%), 미니 화로와 화로용 냄비(52%), 보냉백과 매트(50%) 등이 인기가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직화구이용 토치와 그리들(캠핑 조리 도구) 반응도 좋다”며 “캠핑하며 입기 좋게 만든 생활 방수·습건 바람막이 점퍼와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쿨링 조거 레깅스는 출시 이후 80% 판매율을 보여 재생산에 들어갔다”고 했다.

캠핑·서핑을 결합한 숙박 시설도 문을 열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제주도에 캠핑 용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솟솟 스테이’를 만들었다. 펜션과 캠핑의 경계를 허문 아웃도어 숙박 공간을 감성 캠핑 용품으로 꾸몄다.

코오롱스포츠 솟솟스테이

‘캠핑을 사랑하는 누군가의 집’을 주제로 모먼트 체어, 트래킹 배낭, 등산 스틱 등을 체험하고 대여할 수 있다. 테라스에는 텐트 오두막을 설치했다. 박성철 코오롱스포츠 브랜드 매니저는 “기능과 감성이 더해진 캠핑 용품이 사랑받고 있다”며 “캠핑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고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다음달 1일 서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도 양양 죽도 해변에 서핑 호텔을 연다. 지하 2층, 지상 7층에 35실 규모로 서퍼 라운지와 서핑 렌털숍이 있다. 투숙객은 사우나, 스파, 레스토랑, 클럽라운지, 아웃도어 테라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서핑과 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서핑 관련 용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8월까지 ‘뜨거운 여름을 나기 위한 스포츠’라는 주제로 서핑 원데이 문화센터 수업을 운영한다. 롯데골프단 소속 선수들이 직접 지도하는 골프 원포인트 레슨과 무더위 실내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볼링 레슨 등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서핑은 이번 올림픽 최초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며 “코로나로 인한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활동에 주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