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승계’를 앞둔 교원그룹이 디지털화와 레저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학습지 ‘구몬’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은 최근 교원여행과 여행사 KRT를 합병한 교원KRT를 출범시켰다. 상조·여행·호텔 등 생활문화 사업과 호텔레저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교육사업만으로는 사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도 있지만, 2세 승계 문제도 얽혀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왼쪽)과 장남인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 겸 교원KRT 대표. /그래픽=이민경

교원그룹은 장평순 회장이 지난 1985년 창업한 학습지 회사로 출발했다. 장 회장의 지분과 자사주 등을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한 교원을 비롯해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사다.

장 회장의 장남인 동하 씨는 지난 2012년 그룹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이 시기를 전후로 물적분할을 통한 교원그룹 내 사업부 분리와 인수합병(M&A) 등이 활발해졌다. 장동하 씨는 교원그룹의 기획조정실장과 교원KRT, 교원크리에이티브, 교원위즈 등 현재 그룹에서 힘을 실어주는 신생 계열사들의 대표 자리를 겸직 중이다.

올 초 국내 10위권 여행사인 KRT를 인수하는 작업도 장동하 대표가 주축이 됐다. KRT를 인수한 상조회사 교원라이프가 사실상 장 대표의 개인 회사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본인의 주식과 계열사 자사주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이에 대해 교원그룹 측은 상조회사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만기가 된 상조 상품을 여행 상품 등으로 전환해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여행·호텔 부문의 계열사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상조 상품이 만기가 됐을 때 이 적립금으로 여행이나 가족행사 상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데, 이같은 전환서비스를 기획하는데 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그룹은 올해 에듀테크(신기술을 접목한 교육법)와 연구개발(R&D)에 700여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헬스케어(건강관리)·에듀테크 등 미래 사업부도 대부분 장 대표가 맡고 있다.

연내 출시가 목표인 맞춤형 학습 진단·관리 시스템인 ‘AI 튜터(가칭)’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 등도 계열사인 교원크리에이티브가 전담한다. 지난 2016년 교원의 영어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 역시 장 대표가 지분 70%를 보유 중이고, 나머지 30%는 자사주다.

최근 교원그룹이 GC녹십자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자리에도 장 대표가 나섰다. 교원그룹의 가전제품 렌탈회사인 웰스가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으로 사용자의 생활 데이터를 수집한 후, GC녹십자헬스케어가 이를 토대로 맞춤형 건강 분석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