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 업체 한샘(009240)이 두 달여 만에 또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3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오는 7일부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약 5% 올릴 예정이다. 인상 품목은 침대, 소파, 책상 등 인테리어 가구다. 온라인 주문 건은 전화 상담 등에 따른 시간 소요 등을 이유로 4일부터 인상가격이 적용된다.
한샘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두 달여 만이다. 한샘은 지난 3~4월 침대, 책상, 식탁, 옷장, 붙박이장, 부엌가구, 건자재 등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한샘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 대상 제품은 앞서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제품"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상반기 전체 평균 인상 폭은 4% 수준"이라고 했다.
회사측은 가격 인상 이유로 주요 원자재값 상승을 꼽았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4월 수입 목재 가격은 전달 대비 평균 7.16% 올랐다. 가구의 주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PB) 가격도 오름세다. 한샘에 따르면 원자재 PB 가격은 2018~2020년 1매당 8000원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1만3000원까지 63% 가량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벌목 작업 등에 차질이 생겨 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가구업계의 가격 인상이 줄을 이었다.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003800)와 시몬스는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고, 퍼시스(016800) 그룹의 일룸도 이달 1일부로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업계에서는 1위 기업인 한샘에 이어 다른 업체들도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샘은 코로나19 이후 인테리어 수요 증가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2조674억원) 매출을 냈고, 올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8% 늘어난 251억원, 매출은 12.3% 증가한 5530억원을 기록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 증가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잦은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본격화한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