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리센츠 호텔이 문을 닫았다. 사업 차 방문한 외국인과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숙객이 줄며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 리센츠 프리미엄 강남 가로수길(옛 도미인 프리미엄 서울 가로수길)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신사역 8번 출구에 위치한 더 리센츠 프리미엄 강남 가로수길이 지난달 말 영업을 종료했다. 17층 규모로 객실 217개, 루프탑 라운지가 있던 비즈니스 호텔이다.

호텔 안내문엔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도 호텔과 함께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다른 용도의 건물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돼 본 호텔 건물 입구를 폐쇄 조치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 호텔은 일본 비즈니스 호텔 체인 도미인이 2014년 말 1호점인 도미인 프리미엄 서울 가로수길을 내고 영업하던 곳이다. 도미인은 당시 가로수길이 한국 음식과 패션 등 유행을 선도한다고 보고 문을 열었다. 일본식 온천과 야식으로 제공하는 야키소바 등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이후 일본 불매와 코로나가 겹치며 도미인 프리미엄 서울 가로수길은 지난해 8월 문을 닫았다. 그해 12월 호텔 플랫폼 기업 스테이앤리브가 더 리센츠 프리미엄 강남 가로수길이란 이름으로 재단장 해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시국을 감안해 비대면 체크인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반년 만에 다시 폐업했다. 스테이앤리브 관계자는 “임대 기간 6개월이 끝나 문을 닫았다”고 했다.

국내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받았다. 통계청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호텔 숙박료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 101.77이었으나 지난 4월 94로 약 8% 하락했다. 이 지수는 통계청이 국내 호텔 숙박료를 조사해 계산한 것으로 2015년 가격을 100으로 해 산출한 것이다.

그 중에도 서울에 위치한 호텔은 외국인 고객이 전멸하며 휴·폐업에 내몰렸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위치한 쉐라톤 디큐브시티의 최대 주주인 대성산업은 호텔 매각을 추진 중이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관계자는 “매각 논의 중으로 안다”고 했다.

강남 첫 특급 호텔인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과 르메르디앙(리츠칼튼)도 올 초 영업을 종료했다.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이지스자산운용이 1조 원대 가격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평일 객실을 채워주던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는 한 회복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일부 호텔은 국내 여행객 유치를 위해 각종 상품을 출시하고 부산·제주 등 지역에 점포를 내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월 야외 입욕 시설(자쿠지)을 갖춘 신라스테이 서부산을 열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0월 그랜드 조선 부산, 올 1월 그랜드 조선 제주, 지난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을 열고 호캉스족(族) 모시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