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혐오 포스터로 논란을 산 GS리테일이 관련 임직원을 징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GS리테일(007070)에 따르면 해당 포스터를 만든 디자이너는 징계를 받았고, 마케팅 팀장은 보직 해임됐다. 또 6월 1일부로 편의점 사업부장을 맡았던 조윤성 사장이 물러나고, 이 자리에 오진석 부사장을 신규 선임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이벤트 포스터의 소시지를 잡는 집게손가락 모양이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해석되며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지난 3일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유료 사이트에서 ‘캠핑’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서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직원 개인에게 징계 사항이 통보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윤성 사장의 인사에 대해선 “편의점 사업부와 플랫폼 비즈니스유닛(BU)장을 겸하던 것에서 플랫폼BU만 맡기로 한 것으로, 정기 인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플랫폼BU는 2019년 말 신설된 조직으로 편의점과 슈퍼, MD본부 등 3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통합 오프라인 사업군 조직이다.
GS리테일을 시작으로 유통업계에는 ‘남성 혐오’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BBQ, 패션 온라인몰 무신사 등이 논란이 된 손가락 모양을 홍보물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곤욕을 치렀다. 카카오뱅크, 경찰청 등도 비슷한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업체들은 논란이 되는 이미지를 즉시 삭제·수정하는 한편, 이미지와 문구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자칫 불매운동으로 번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논란을 일반화해 젠더 갈등의 주범으로 몰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쓰는 혐오 표현을 알아채고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상의 이슈가 확대돼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타격을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갈등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늘려 사전에 예방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