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9% 소비자에게 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물류망을 갖춘다.'
국내 1등 홈쇼핑, 편의점 사업자인 GS홈쇼핑과 GS리테일이 오는 7월 통합법인 GS리테일로 출범한다. 이 회사는 1위 브랜드를 가지고도 합산 거래액이 네이버, 쿠팡에 크게 못 미치고 신세계, 롯데와 비교해 주요 유통사로서 입지가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업계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GS리테일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려 네이버, 쿠팡에 이은 업계 3위 사업자로 발돋움 할 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온라인·모바일 사업 중심의 홈쇼핑과 오프라인 중심의 편의점·마트 간 전혀 다른 조직문화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28일 GS홈쇼핑과 GS리테일(007070)은 각각 서울 영등포구, 강동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의안을 통과시켰다. 최대주주인 GS 지분율이 GS리테일 65.75%, GS홈쇼핑 36.10%로 높고 양사 주가가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 예정가격(GS리테일 3만4125원, GS홈쇼핑 13만8855원)보다 약 10% 높아 무리없이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관측됐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디지털 커머스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고객들이 모든 쇼핑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커머스 플랫폼 리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사는 합병 배경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입과 쿠팡의 미국 증시 자금 조달을 꼽았다. 김호성 GS홈쇼핑 대표는 "유통시장의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GS홈쇼핑만의 전략으로는 생존해 나가기 어려운 경쟁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며 합병으로 '1등 통합 커머스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GS홈쇼핑은 그동안 거래액 기준 홈쇼핑 1위,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매출, 영업이익 기준 편의점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정작 두 회사의 합산 거래액은 작년 기준 15조5000억원으로 네이버쇼핑(28조원), 쿠팡(22조원)에 못 미쳤다. 매출도 10조원 규모로 이마트(22조원)와 롯데쇼핑(16조원)에 이은 3위다.
온·오프라인 판매에 각각 강점을 가진 계열사 간 협력이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이 한계로 지목됐다. GS홈쇼핑은 40대 이상 고객이 많고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GS샵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1371만명에 달하는 반면 GS리테일은 편의점 주 이용객인 10~30대 고객이 많고 전국 오프라인 매장이 1만5000개에 이른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고객 △상품 △인프라를 통합해 2025년까지 거래액 2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전 5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5.2%로 추정됐다면 합병을 통해 1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성장을 견인할 분야는 편의점과 디지털 커머스다. 편의점 거래액은 8조9000억원에서 11조4000억원으로 늘리고 현재 슈퍼보다 거래액이 적은 디지털 커머스를 1조3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장 고객들이 체감하게 될 변화는 배송이다. 두 회사의 전국 36개 물류센터와 편의점, 마트가 물류 거점이 된다. 일반 택배 배송 이외에 GS리테일이 작년 8월 시작한 일반인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와 작년 4월 지분 투자로 2대 주주가 된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배송이 활용된다. GS홈쇼핑에서 TV나 모바일로 주문한 상품을 2시간 내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강점을 지닌 상품군을 통합 구매해 원가율을 낮추는 작업도 진행된다. 가령 GS리테일은 식품, GS홈쇼핑은 생활용품, 가전제품, 의류 분야 구매 비중이 높은데 한꺼번에 구입함으로서 원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공동 마케팅에 나서고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으로 GS리테일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GS리테일의 유동부채가 작년 말 기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GS홈쇼핑은 보수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사업모델로 3000억원에 불과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GS리테일이 370억원, GS홈쇼핑이 550억원이다. 다만 합병 이후 2025년까지 시너지 강화를 위해 1조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목표한 시너지를 계획대로 창출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조직 통합이다. 온라인, 모바일 사업 중심의 홈쇼핑은 빠르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문화를 가진 반면 오프라인 기반의 편의점, 마트는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더디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직원 수는 GS홈쇼핑이 1011명, GS리테일이 6961명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 회사는 방송국과 IT기업이 합쳐진 형태여서 조직문화가 편의점, 마트 조직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양사 간 직급체계가 어떻게 통일될 지에 대해서도 내부 공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S홈쇼핑은 임원, 팀장급 아래 직원들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했지만, GS리테일은 일반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등의 직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합병이 결정된 작년 말부터 회사 안팎에선 너무 다른 조직 문화가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