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명을 넘는 가운데 워터파크(물놀이 시설), 호텔 수영장이 조용히 문을 열고 있다. 방수 마스크로 비대면을 강화하고 대대적인 이벤트는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집콕'에 답답함을 느낀 이들이 몰리며 코로나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는 21일 아쿠아틱센터를 시작으로 야외 파도풀, 메가스톰, 아쿠아루프, 타워 부메랑 등을 순차적으로 열 예정이다. 이용객은 모바일 셀프 문진과 체온 측정을 해야 한다. 방수 마스크를 지급하고 소독·방역 전담 인력인 '안심 가드'를 배치한다. 샤워실과 사물함을 띄워서 사용하며 수건과 드라이기 등 대여 용품은 소독 후 개별 포장해 제공한다.
캐리비안베이는 날짜가 지정된 입장권을 사전에 구입하거나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는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다. 캐리비안베이 측은 "방역 당국의 기준보다 수용 인원을 엄격히 제한해 입장과 대기 시간을 줄이고 안전한 이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강원 홍천 오션월드도 최근 물놀이 시설을 개장했다. 물에 젖어도 차단 기능이 살아 있는 마스크를 지급한다. 기존에는 과일, 이유식 등 음식물이 반입됐으나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과 무알콜 음료만 반입 가능하다.
서울 신라호텔은 달빛 아래서 수영하며 영화를 보는 '문라이트 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에서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 '주디'와 '업사이드'를 격일로 상영한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코로나로 오랫동안 영화관 데이트를 즐기지 못한 연인들에게 인기"라고 했다.
서울 신라호텔은 아침마다 물 위에서 요가하는 '플로팅 요가'도 선보였다. 오전 8시 40분부터 약 50분간 물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요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일반 요가보다 칼로리 소모 효과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침 햇살과 상쾌한 공기를 즐길 수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에게 도움 된다.
롯데호텔 L7 홍대도 루프탑(옥상) 수영장을 열었다. 홍대 야경과 한강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3부제로 운영하며 1부당 최대 인원 40명으로 제한했다. 개인 카바나(수영장 임시 건물)를 마련하고 선베드(수영장 의자) 간격을 넓혔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낮 기온이 최고 30도까지 오르며 코로나로 안전한 수영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제주도에 있는 코오롱 씨클라우드 호텔은 다음 달 4일 야외 수영장을 개장한다.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물놀이와 자연 경관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코오롱 호텔·리조트 관계자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빨라지며 이달부터 6월까지 코오롱 씨클라우드 호텔 평균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정도 올랐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워터파크뿐만 아니라 방역 자체가 느슨해져 일상에서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곳곳이 방역 사각지대가 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