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빅3'인 홈플러스의 매장 구조조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폐점에 대한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반발과 재매각 우려 때문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해 매각한 안산점,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등이 올해 안에 영업을 종료한다. 4개 점포의 매각가격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영업이 종료된 대전 탄방점의 경우, 홈플러스가 매각한 지난해 기준 공시지가는 ㎡당 508만8000원이다. 홈플러스의 전신인 테스코가 해당 부지를 매수한 1995년 기준 공시지가(195만원)와 비교해 2.5배가 됐다. 공시된 가격을 단순 계산한 토지 가격은 200억원대다.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이 30~4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전 탄방점의 토지와 건물, 영업권 등을 반영한 매각가는 최소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점포를 인수한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상업지역에 위치한 입지를 고려해 홈플러스 부지를 고층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매매된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수원 영통점, 인천 작전점, 경북 칠곡점 등 4개 점포도 8300여억원에 거래됐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자산유동화에 나선 홈플러스로부터 이들 지점을 63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재매각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점포 매각 가격이 인수 당시의 10배 수준이라고 비판하는데, 최근 20년 동안 주택 가격이 수십 배 상승한 점과 중심상업지역에 자리한 대규모 부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으로 얻은 자금을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강원도 원주점과 인천 청라점 등 10개 지점을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인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관계자는 "매각한 대금은 오프라인 매장을 재단장하고,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배송 차량 등 물류 시설을 확충하는데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쪽에서는 고용 안정성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를 문제로 삼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 2018년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을 매각한 데 이어 2년 만에 자산유동화에 나서면서, 대주주인 MBK가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MBK가 투자했던 렌털업체 코웨이(당시 웅진코웨이)와 보험회사 오렌지라이프 등의 경우 인수부터 매각까지 걸린 기간은 5년 안팎이다. 홈플러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원 중반대에 인수했다.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는 지난 2019년 홈플러스의 점포 부지 등을 담보로 한 부동산투자신탁(REITs)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유동화하려고 했지만, 유통업황이 악화되는 등 대외 여건이 받쳐주지 않아 계획을 철회했다.
반면 홈플러스는 폐점에 따른 해고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매장당 100~200명인 직원을 모두 인근 홈플러스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으로 재배치해 고용 안정성을 유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영업을 종료한 대전 탄방점 직원 70여명 중 정년퇴직자 등을 제외한 전원이 세종시 등 인근 지점으로 재배치됐다.
그럼에도 폐점을 앞둔 점포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가 사모펀드인만 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 위주로 점포를 정리해 시세 차익만 누린다고 비판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카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점포를 인수한 부동산개발회사를 찾아가 고용 유지 확약서를 요구하는 한편, MBK 본사 등을 찾아가 점포 매각 작업을 중단하라며 수 차례 시위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