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 중단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이판 월드리조트'가 PPP(급여보호프로그램)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대출받은 것으로 10일 나타났다. 한화 측은 미 정부에 이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내용의 대출 상환 면제를 요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PPP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에 처한 기업의 고용 유지를 돕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직원 500명 이하 기업에 최대 1000만달러(약 119억원)를 무담보로 대출해주고, 대출금을 인건비로 쓰며 일정 기간 직원 고용을 유지하면 대출 상환을 면제해 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미 정부로부터 받은 100만달러 중 82만6000달러(약 9억원)를 월드리조트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에 대출금 상환 면제를 신청해 승인을 대기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PPP 상환 면제를 심사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던 월드건설에서 월드리조트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사이판은 미국 태평양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당시 45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고 1년 내내 따뜻한 날씨로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곳이었다. 비교적 고가 여행지에 속했으나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뛰어들며 대중화되고 있었다.
월드리조트는 260여개 객실과 대형 워터파크로 현지 최고급 리조트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2018년 슈퍼 태풍 위투(YUTU) 피해와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한화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월드리조트는 한때 연매출 300억원을 기록했으나 현재 코로나로 영업이 중단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4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953억원이다. 이 중 상당수 손실이 사이판 리조트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 2019년 사이판 리조트의 매각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리조트와 호텔은 자산 경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투자, 개발, 브랜딩 등에 참여한 뒤 매각해 이익을 얻고 운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아쿠아리움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신설 법인 아쿠아플라넷을 세웠다. FC(단체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 부문은 지난해 초 물적 분할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매각했고, 중국에서 FC 사업을 하는 자회사 푸디스찬음관리 지분 100%도 지난달 현대그린푸드에 넘겼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일본 훗카이도 니세코에 100여개 객실 규모의 리조트를 짓고 있다.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3년 겨울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한화는 132억5000여만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24억여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