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출신의 유명 남성복 디자이너 톰 포드가 만든 미국 명품 브랜드 톰포드가 국내 남성 전문 매장을 기존의 두배로 확대한다. 매장 출점에 보수적인 톰포드가 콧대를 낮춘 건 국내 남성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가 급증하며 여성 매출을 웃돌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톰포드는 올해 4곳의 남성 전문 매장을 새로 연다. 지난 2월 신세계 본점에 문을 연 데 이어 △신세계 대전 △롯데 본점 △롯데 월드타워에도 입점이 예정돼 있다. 현재 톰포드 남성 매장은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 강남, 신세계 센텀시티에 입점해 있는데 올해 이후 매장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톰포드는 화장품, 선글라스를 제외한 의류, 잡화 매장 출점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초중반까지 미국,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매장을 출점하다 2009년 갤러리아 명품관에 아시아 두 번째 남성 매장을 열었고 2011년 같은 매장에 아시아 최초 여성 매장을 입점시켰다. 10여년 간 남성, 여성 매장이 국내에 단 6개였을 정도다.
그러나 올 들어 공격적인 점포 출점에 나선 건 한국 남성 명품 시장의 빠른 성장에 기인한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에 따르면 그동안 여성이 주도하던 수입 명품 매출에서 남성 비중이 2011년 41%에서 작년 60%로 여성을 앞섰다. 10~30대 비중이 80%를 넘는다. 신세계백화점의 3~4월 남성 명품 매출 증가율은 106%, 102%로 여성 비중이 높은 일반 명품이 두 자릿수 증가했던 것에 비해 높았다.
국내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현재 톰포드가 입점해 있는 국내 매장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해 추가 입점을 결정한 것 같다"며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나를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남성 전문 매장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한 백화점 간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6월 압구정본점 4층을 '멘즈 럭셔리관'으로 정하고 구찌, 발렌시아가, 프라다 남성 매장을 문연 데 이어 6월 루이비통을 개장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5~6층을 아예 남성 명품관으로 바꾸는 중이다. 갤러리아는 명품관 4층에 국내 최초로 불가리 남성 매장을 입점시켰고 신세계는 다음 달 본점에 버버리 남성 매장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