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공정거래법, 약관규제법,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이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판매자가 만든 대표 상품 이미지와 고객 후기 등을 모두 가져가고 판매자 간 가격 경쟁을 불공정하게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4일 참여연대는 서울 종로구 사무실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권호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쿠팡은 제품 소개 페이지에 가장 저렴하고 평이 좋은 제품을 노출시키는 아이템위너를 통해 판매자들에게 상표, 상호, 로고, 텍스트, 이미지 등 콘텐츠 자료에 대한 저작권 포기·양도를 요구하고 저작물을 무상으로 탈취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16년 도입한 아이템마켓을 통해 여러 판매자가 같은 상품을 등록했을 때 좋은 조건을 가진 하나의 대표 상품만 상품 페이지에 노출하고 있다. 같은 상품을 여러 판매자가 판매할 경우 가격, 배송, 상품만족도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고객에게 가장 좋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판매자의 상품을 아이템 위너로 선정한다. 이 시스템에 대해 쿠팡은 “기존 오픈마켓은 광고비를 많이 낸 판매자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는 시스템이어서 영세상인은 판매 기회를 잃었고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살 기회를 잃었다”며 “쿠팡은 광고비 경쟁 중심의 판매구조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이 제도가 결과적으로 판매자 간 극심한 가격 경쟁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아이템위너로 선정되지 못한 판매자는 쿠팡과의 계약에 따라 상품 이미지와 후기, 별점을 양도해야 해 저작권 침해까지 당했다고도 했다. 이는 판매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게 조항을 금지한 약관규제법 제6조를 위반했으며 소비자들에게 판매자가 누구인지 은폐, 축소하는 행위여서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쿠팡이 다른 판매 채널에 제공하는 거래 조건, 가격, 양과 질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자사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한 마켓플레이스 약관(최혜국대우 조항)도 약관규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약관규제법 6조, 11조는 판매자가 계약내용이나 거래조건을 자유로이 설정할 권리를 침해하고 다른 판매채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