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퍼플 박스 출시 100일 만에 줄인 종이박스의 양이 축구장 150개를 덮을 정도입니다.”
새벽배송 전문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가 지난 5월 출시한 재사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냉장·냉동식품의 안전성을 높였고, 스티로폼 박스나 종이 박스와 같은 포장재를 폐기하는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한 마켓컬리는 서비스 초기부터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신선식품이 메인 상품인 마켓컬리로선 어떻게하면 스티로폼이나 비닐 포장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마켓컬리는 2019년에 종이 포장재만 사용하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진행했다.
스티로폼보다 보온·보냉성은 떨어지지만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종이 포장재의 재활용율이 높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새벽에 배송을 완료할 정도로, 제품 배송 시간이 짧았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기술적으로도 보완했다. 2개의 종이박스 사이에 형성된 공기층이 냉기를 머금게 해 영하 18도 상태를 14시간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포장 방식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포장기술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인 ‘2021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종이 포장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냉동식품, 냉장식품, 상온식품 등 식품 특성에 따라 사용되는 박스가 달라, 종이 포장재 사용량이 급증한 것이다. SSG닷컴의 ‘알비백’ 같은 재사용포장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마켓컬리는 지난 5월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가로 45㎝, 세로 30㎝, 높이 35㎝로 약 47리터 용량을 담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이지만 무게는 135g에 불과하다. 상온 28℃ 기준으로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를, 냉동 제품은 11시간동안 -18℃를 유지할 수 있다. 마모 테스트 500회 이상, 문지름 테스트 5만회 이상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안전성도 갖췄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컬리 퍼플 박스 출시 후 100일 동안 감축한 종이박스의 양은 106만㎡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150개의 면적이다. 비닐도 7.4톤 줄였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배송 포장재를 개선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식품에 직접 닿는 상품 포장재까지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는 포장재 재활용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기금으로 ‘교실 숲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서울 월곡초등학교 등 전국 4개 초등학교 140개 학급에 공기정화 식물 화분을 제공하며 ‘교실 숲’을 조성했다.
코로나19로 교실 숲 사업 진행이 제한되자,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샛별숲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있는 상암 문화비축기지 내 매봉산 유아숲체험원(약 1만여㎡ 규모)에 산딸나무, 이팝나무 등 미세먼지 저감수종 약 1400여 그루를 심었다. 연간 이산화탄소 1764㎏을 흡수하고, 산소 1만9274㎏를 생산하는 샛별 숲은 현재 서울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주요축인 사회적 요소와 관련해 ‘건강한 유통 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생산자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위해 100% 직매입 구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관리, 유통, 판매는 컬리가 맡고, 생산자는 오로지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고객은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컬리 관계자는 “사전에 예측한 판매 수량만큼 생산자로부터 미리 상품을 매입해, 생산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면서 “생산자가 부담해야 하는 제반 비용과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 ‘공정관리전문팀’을 통한 중소업체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한다”면서 “현재 컬리의 전체 파트너사 중 중소상공인 거래처 비중은 96.2%며, 중소상공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74% 성장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