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 등으로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트로트 가수 현철(본명 강상수)이 15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과거 고인의 매니저로 함께 일한 정원수 작곡가는 ‘현철이 15일 밤 서울 광진구 소재 혜민병원에서 지병으로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고 16일 전했다.

가수 현철. / 뉴스1

1942년생인 고인은 27세 때인 지난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했다. 하지만 당대 인기를 끌던 나훈아·남진 등과 달리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오랜 무명 생활을 보내야 했다. 고인은 1974년 팝송 리메이크 그룹 ‘현철과 벌떼들’을 결성해 고향인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철은 이후 1980년대 들어서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의 히트곡을 연달아 내며 인기 가수로 도약했다.

특히 1988년 발표한 ‘봉선화 연정’은 고인을 정상급 가수 반열에 오르게 한 히트곡이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라는 도입부로도 유명한 ‘봉선화 연정’으로 고인은 1989년 KBS ‘가요대상’ 대상을 품에 안았다. 당시 고인은 “한 달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한 달만 더 사셨으면 좋았을걸. 가요계 생활 20년인데, 살아생전 제가 불효해서 아버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철은 이듬해인 1990년 발매한 ‘싫다 싫어’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2010년대까지 신곡을 내며 활동했으나 2018년 KBS ‘가요무대’에 출연해 히트곡 ‘봉선화 연정’을 부르는 도중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걱정을 샀다.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해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때문에 방송인 송해와 가수 현미의 장례식에도 함께 하지 못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1남 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