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채널에서 TV 드라마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확산 초기엔 주로 장르물 중심으로 남성 시청자가 몰렸었다면, 이제는 여성으로 주 시청자가 확산하고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일반 TV 시청자가 OTT로 볼거리를 찾아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기 드라마 키워드는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한 ‘하이 콘셉트(high-concept)’로 요약된다. 하이 콘셉트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올해(6월 현재 기준)의 드라마 1위에 오른 '눈물의 여왕', '재벌X형사'. /tvN·SBS 제공

28일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현재 기준 올해 국내 시청자들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 상위 10위에는 눈물의 여왕(1위, tvN), 닥터슬럼프(2위, JTBC), 세작 매혹된 자들(6위, tvN), 히어로는 아닙니다만(7위, JTBC) 등 4개 작품이 TV 방영 드라마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특히 눈물의 여왕은 하이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CJ ENM(035760)이 진행한 컬처 토크에 참석해 “(여성이 능력 있는 남성과 결혼해 신분 상승을 꾀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패러디해 반대로 남성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하는 가정으로 드라마를 끌어갔다”면서 “이런 드라마는 마무리가 중요한데, 여주인공인 김지원 배우를 캐릭터에 맞게 연출자가 잘 끌어냈다”고 했다.

플릭스패트롤이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디즈니플러스 상위 10위에도 재벌X형사(SBS), 원더풀 월드(MBC) 등 TV 드라마가 1~2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재벌 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재벌X형사는 재벌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경찰서가 결합하면서 의외의 흥행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여주인공 임솔 역을 맡은 배우 김혜윤(왼쪽)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연기에서 호평을 받았다. /tvN 제공

엉뚱함을 넘어 막장 드라마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유혹,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 막장 드라마 전문으로 알려진 김순옥 작가의 7인의 부활(SBS)이 최고 시청률 4.4%에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7인의 부활은 납치, 살인, 불륜, 배신 같은 자극적 장치의 종합판으로 사건을 전개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평론가는 “극단적 설정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면서 “이제는 억지로 흡입하는 시대는 가고, OTT에서 콘텐츠를 선택해서 본다. 이제 주도권은 시청자에게 있다”고 했다.

4050 여성들이 OTT를 통해 K드라마를 소비하면서 여성 주인공 또한 중년 여배우로 연령대가 올라가거나 신예의 경우 친근감 있는 얼굴이 발탁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tvN에서 종영한 화제작 ‘선재 업고 튀어’에서 여주인공 임솔 역을 맡은 김혜윤 배우도 위화감이 들지 않는 외모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