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102370)의 6월 경매에 국내 블루칩 작가들의 대형작이 대거 출품된다. 고(故) 김창열 화백의 200호 물방울 그림을 비롯해 전광영의 ‘집합’, 정상화의 100호 회화 등이 미술 애호가들을 찾는다.

김창열 '회귀 SH9006', oil and acrylic on hemp cloth, 193.9×259.1cm. /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6월 경매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총 129점이 출품되며, 추정가는 총 121억원에 달한다.

김창열의 ‘회귀 SH9006′은 1990년에 제작된 200호 회화로, 추정가는 1억3000만~4억원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번 출품작은 작가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천자문을 활용해 작업한 ‘회귀’ 연작 중 하나”라며 “투명한 아침 이슬같이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전광영의 ‘집합 12-DE056′도 새 주인을 찾는다. 전광영은 직접 수집한 고서를 잘라서 나무나 스티로폼을 감싼 뒤 색을 칠하고 화면에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번 출품작은 푸른색으로 염색한 한지를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만물의 탄생을 은유하고자 했다. 추정가는 1억8000만~2억2000만원이다.

정상화의 백색 100호 회화 ‘무제 2014-3-26′도 출품된다. 작가는 한국의 단색조 추상 미술을 이끌어왔으며, 1973년쯤 격자 무늬의 백색 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뜯어내기’와 ‘메우기’의 독자적 추상 세계를 완성했다.

정상화 '무제 2014-3-26',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100). /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 관계자는 “작가가 ‘백색’에 주목한 것은 색에 대한 절제보다는 재료의 물질성을 극대화해 화면의 질감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적 정신성을 캔버스에 가득 채워 넣은 60년 수행의 과정을 작품 속에서 온전히 느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정가는 3억3000만~5억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그 외에도 고(故) 윤형근의 2001년작 ‘Burnt Umber & Ultramarine(3억8000만~5억2000만원)’, 박서보의 ‘묘법 No. 213-85(6억5000만~13억원)’, 김구림의 ‘Multi-Landscape(9000만~1억8000만원)’, 이강소의 100호 작품 ‘From an Island-03065(9500만~2억원)’, 서승원의 100호 작품 ‘동시성 16-308(8000만~1억원)’이 출품된다.

해외 미술 작품으로는 최근 전세계 화단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힐러리 페시스의 ‘Fish and Bird(18~20억원)’, 야요이 쿠사마의 노란색 호박(9~13억원), 스탠리 휘트니의 ‘Untitled(1억3000만~2억원)’ 등이 출품된다.

힐러리 페시스 'American Fish and Bird', acrylic on canvas, 127×101.6cm. /케이옥션 제공

그 외에도 아야코 록카쿠, 우고 론디노네, 로니 혼, 에드가 플랜스, 조지 몰튼 클락 등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선보인다.

이번 경매의 출품작은 경매가 열리는 22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서면, 전화 혹은 온라인 경매에 응찰하기 위해서는 케이옥션의 회원으로 무료 가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