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블랙아웃, 그리고 시작된 에너지 수업
전기가 사라진 밤
조재희 글│쏘우주 그림·만화│탐│1만7000원│216쪽│ 8월 14일 발행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엘리베이터도 냉장고도 작동하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비상 발전기로 겨우 수업을 이어가고 급식은 빵과 우유로 대신한다. 축제마저 취소된다. 평소 공기처럼 당연하게 쓰던 전기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전기가 사라진 밤'은 하룻밤의 정전을 겪은 중학생이 전기와 에너지 세계를 파고드는 교양소설이다. 에너지 분야를 취재해 온 현직 기자인 저자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중학생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책에 녹였다.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출발하지만, 송전망과 재생에너지, 탄소 중립, 원자력, 에너지 안보와 인공지능(AI) 등 성인에게도 익숙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에너지 이슈를 폭넓게 다룬다. 사회와 정보기술(IT), 군사 등 관심사가 서로 다른 학생이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에너지가 환경뿐 아니라 경제와 산업, 기술, 안보가 얽힌 문제라는 사실을 하나씩 알아간다.
책은 정전이 단순히 발전소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 전체의 균형과 연결된다는 사실부터 짚는다. 전기는 생산과 소비가 실시간으로 균형을 이뤄야 하고, 이를 필요한 곳까지 전달할 송전망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송전망을 놓는 과정에서는 지역 주민과 갈등이 발생한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문제 역시 발전량만 확대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한 전기를 어디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탄소 중립을 둘러싼 국가별 사정도 살펴본다. 산업혁명을 먼저 경험하고 오랫동안 탄소 감축 정책을 추진해 온 유럽과 산업화 과정이 달랐던 국가에 같은 속도의 감축을 요구하는 것이 공정한지 질문한다. 한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고 전력 소비가 많은 국가가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산업 경쟁력까지 유지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토론 거리로 던진다. 에너지자원을 해외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일이 왜 경제와 안보 문제로 이어지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AI 확산이 에너지 문제를 다시 부각하는 과정도 소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4년 9월 가동이 중단됐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전력을 구매하는 20년 계약을 맺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기술 산업의 중요한 조건으로 떠오른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책은 하나의 에너지원이나 정책을 정답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대신 "깨끗하지만, 가난한 미래를 목표로 할 것인가" 같은 다소 불편한 질문을 학생들의 토론에 배치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생활수준과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까지 확보하려면 무엇을 선택하고 감수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청소년에게는 에너지 문제를 이해하는 첫 안내서가 되고, 성인에게는 전기 요금과 탄소 중립,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안보처럼 일상과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문제의 배경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당연하게 누려온 전기에서 출발해 우리가 어떤 에너지와 미래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인재는 어디서 일하려 하는가
인재 없음
오용석│경이로움│2만2000원│288쪽│8월 19일 발행
삼성 등에서 20년간 인적자원(HR) 업무를 경험한 저자가 인재가 떠나지 않는 조직의 조건을 짚는다. 조직 문화를 복지나 사내 행사가 아닌 성과를 올리는 경영 시스템으로 보고, 심리적 안전감과 권한 위임, 수평적 문화, 데이터 기반 조직 진단, 하이브리드 워크 등을 다룬다. 조직 규모에 맞는 문화 설계와 중간 관리자의 역할 등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살펴본다.
죽음을 사유하는 책상 위 철학자, 도덕의 본질을 묻다
도덕이란 무엇인가
셀리 케이건│장석봉 옮김│바다출판사│3만8000원│600쪽│8월 21일 발행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저자 셀리 케이건이 이번에는 '객관적 도덕은 존재하는가'를묻는다.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고 문화와 진화가 도덕관을 만든다면 옳고 그름에 정답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상대주의와 허무주의, 문화적 차이와 진화론적 반론 등을 차례로 검토하며, 도덕을 둘러싼 강력한 의심에 맞서 도덕적 진리가 존재하고 이를 이성과 논증을 통해 탐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블루오션, 시니어 골든마켓 대해부
소비의 주역은 60대
우메즈 유키에│신현암 옮김│세이코리아│2만3000원│288쪽│8월 25일 발행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라진 60대의 소비를 분석한다. 책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을 이용하고 여행과 '덕질'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이들을 '신인류 시니어'로 규정한다. 실제 소비 조사와 사례를 통해 60대가 어디에 돈을 쓰고 어떤 메시지에 반응하는지 살펴보며, 고령화 시대 시니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마케팅 전략을 제시한다.
경험을 인사이트로 바꾸는 데이터 포밍 기술
통찰노동
김진영│동아시아│2만원│364쪽│8월 26일 발행
AI가 판단과 기획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시대, 경력자의 '경험'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꾸는 방법을 다룬다. 저자는 경험을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닌 판단의 원리와 맥락이 담긴 '경험 자본'으로 정의한다. 경험을 상황·행동·결과·원리로 구조화해 통찰 자산으로 만들고, 이를 프롬프트와 사고 체계로 발전시켜 AI와 협업하는 '통찰노동' 의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디지털 기기 유혹과 과잉 자극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나
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리처드 사이토윅│김광국 옮김│알레│2만6000원│500쪽│8월 31일 발행
세계적 신경학자인 저자가 스마트폰과 디지털 스크린이 집중력과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인간의 뇌는 여전히 석기시대의 변화 감지 체계에 맞춰져 있어 알림, 숏폼, 무한 스크롤 같은 자극에 쉽게 끌린다는 설명이다. 멀티태스킹과 도파민 보상 체계, 수면 장애와 포모(FOMO) 등을 살피며 디지털 중독이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진화적 불일치'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사악해지지 말자: 나쁜 상사의 거짓 약속과 빅테크에서의 탈출(Don't Be Evil: Bad Bosses Fake Promises and My Escape from Big Tech)
클레어 스테이플턴│윌리엄모로│30달러│288쪽│8월 4일 발행
구글에서 12년간 일한 저자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균열을 기록한 책이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호를 믿고 입사해 경영진 연설과 기업 메시지를 만들던 저자는 성희롱 사건 처리에 반발해 2018년 직원 2만 명이 참여한 '구글 워크아웃'을 조직한다. 내부자에서 저항자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기업 권력과 일, 정체성의 관계를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