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를 살 때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대출 한도를 따지며, 계약서를 꼼꼼히 읽는다. 상가를 임차할 때도 보증금 구조와 임대차 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은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같은 원리를 적용한다.
최인천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겸임교수가 '상업용 부동산 총론'을 출간했다. 이 책은 금융·법률·건축 지식이 맞물린 부동산의 본질을 이해하면,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적용 가능한 부동산 투자 원칙을 정립할 수 있다.
저자는 국내외 부동산·금융 기관에서 투자·운용·여신·신탁·시공까지 두루 경험한 현장 전문가이다. 10여 년 전 펴낸 전작 '기관투자자만 아는 부동산 투자 운영 매뉴얼'이 업계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신간 '상업용 부동산 총론'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그간 쌓아온 현장 경험을 담았다.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실무 지침서이다. 내부 수익률(IRR·Internal rate of return)의 개념부터 자본 환원율(Cap Rate) 계산법, 그리고 코어(Core·저위험 저수익)와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고위험 고수익) 투자 전략의 차이까지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능숙하게 찾아낸다 해도, 세상에 없던 새로운 통찰은 결국 누군가의 첫 노력과 고뇌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그 정보를 제대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시장의 비효율을 뒤집는 시각이다. 부동산은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가격이 공개되는 시장이 아니기에, 발품과 전문성이 여전히 통한다. 저자는 "정보력과 전문적인 자산 관리 능력을 갖춘 투자자에게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은 오히려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수익의 기회가 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구매가 투자의 끝이 아닌 진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공실을 채우는 임차인 협상, 시설 노후화에 맞서는 관리 전략,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계약서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진술 및 보장'(R&W, 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조항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의 시간들이 결국 그 자산의 가치를 결정한다.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세계가 궁금한 입문자부터, 실무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현업 전문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최인천 지음 | (주)리츠피아 | 596쪽 | 54,800원 (양장본) | 38,500원 (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