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라도 있어야 들꽃의 풋내라도 맡을 게 아닌가."
오랜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을 수필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토지 소유 의지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강조하는 '땅을 향한 세레나데'이면서 세상에 대한 통찰과 치유를 강조하는 '부동산 인문학 입문서'이다.
항산항심(恒産恒心). 저자는 안정된 자산이 있어야 마음이 평온해지니, 투자를 위한 종잣돈부터 모으라고 조언한다.
부를 향한 행군은 기술이 아니라 자세의 문제이다. 자신 내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 독립은 '심리 독립'에서 시작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마인드셋)이 필요하다. 작은 실행력, 약간의 용기면 충분하다.
경계해야 할 것은 '권위자 편향'. 전문가의 말이라고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 '감정 소비'도 멀리하면 좋다. 기분을 달래기 위해 지불한 비싼 식사값은 잠깐의 위안일 뿐이며 돈에 끌려다니는 인생을 만든다는 것.
돈을 대하는 태도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단골 중개사무소를 만들어 보라. 관심 지역의 시장 흐름을 함께 나눌 사람들과의 유대는 큰 자산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변 지역은 고급 입지의 상징이었다. 도심 속 미개발지, 역세권 재개발지 등은 미래가치가 내재된 지역이다.
하지만, 버려진 민가가 '마을 호텔'로 탄생하고 섬이 스토리텔링 관광 명소가 되는 등 부동산 가치는 생물처럼 변한다. 다양한 요소들과 어울려 힘을 발휘하는 게 부동산이다. 부동산 투자에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고수라도 어려운 게 상가 투자다. 신규 개발지보다 낡은 상권이 차라리 낫다. 재개발 예정지나 도심 외곽의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발품 조사를 충분히 해야 마땅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의 미래 부동산 전망이다. 그는 MZ 세대들이 '직주근접' 중심 사고가 도심 집중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본다. MZ 세대들은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여가 시간을 극대화하고 자연 친화적인 삶보다 도시의 편리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기후변화 때문에 에너지 제로 주택이 향후 부동산 개발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39~59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계절 온도 차 때문에 냉난방 부담이 적지 않다.
이문열의 이천 장암리 집, 박경리의 원주 단구동 단독 주택 등 소설가들이 거주하는 집 이야기도 책의 재미를 더한다. 평소 마이너스 통장을 미리 승인받아 둬 긴급자금을 준비하라는 깨알 지식도 담았다.
'생물로서의 부동산'과 대화하고 싶은가.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는 지속적인 공부와 실전 경험, 시장 전체의 흐름을 포착하면 땅과의 대화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인다.
이기원 지음|문예바다|232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