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미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대중 사상가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프랑스에서 만났다. 불평등 전문가인 정치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가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평등과 불평등, 진보'를 주제로 평등의 가치를 성찰하고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 각종 격차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토론을 펼쳤다. 이 토론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마이클 샌델과 토마 피케티가 쓴 신간 '기울어진 평등'은 경제적·정치적·사회적 불평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이들 석학들은 불평등을 세 가지 측면, 즉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으로 조명하면서 현재 우리를 둘러싼 세계화와 능력주의, 불평등한 기본재 접근권, 기울어진 정치 참여, 사라진 노동의 존엄성 등 다양한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일례로 기부 입학이 왜 문제가 되는지, 소득·임금 격차가 어떻게 사회적 격차를 불러오는지, 부자와 거대 기업의 조세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다각적으로 파헤친다.
두 석학들은 대학 학위만 있으면 모두 잘살고 능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대도 지났다는 일침을 가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과거의 수사가 되어버렸다. 이들이 지적한 대로, 이제 우리는 학위가 없는 사람들을 게으르고 능력 없다고 낙인찍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두 석학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연대 개념은 사라지고 있으며, '노동의 존엄성'을 인정받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사회 여러 계층이 섞이는 일은 갈수록 급격히 줄어들고, 빈부 격차로 인해 부자와 가난한 이가 살아가며 마주칠 일도 점점 더 줄어드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들은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 의료를 포함한 기본재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투자, 더 높은 세율을 과세하는 누진 세제, 시장의 과도한 확장 억제, 대입과 선거에서 추첨제 활용 등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다소 급진적인 두 석학의 대담한 제언을 통해 평등이 왜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를 고찰해볼 수 있다.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장경덕 옮김│와이즈베리│152쪽│1만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