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한국경제신문

"자본주의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원칙을 왜곡한 정부의 반복적 개입이 문제였다."

미국 월가의 '큰손' 투자가인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은 신간 '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에서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해 시장의 자율성과 경쟁이 약화되고 자산이 소수에게 집중된 오늘날의 현실이 '자본주의는 실패했다'라는 통념을 낳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책에서 지난 40년간 자본주의 시스템을 망가뜨린 진짜 원인을 파헤친다. 그는 1930년 대공황 이후 팽창한 복지 정책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추진된 구제금융, 초저금리가 자본주의를 훼손한 3대 '공적'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40년간 정부의 반복적인 재정 개입주의적 정책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변질시켰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1980년대 이후 주요 선진국의 경제 정책 변화를 짚으며 자본주의가 어떻게 '보편적 사회주의'에 가까운 구조로 기울어졌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시장 중심의 개혁을 이끌었다는 통념은 틀렸다"면서 "오히려 정부의 지출과 개입이 계속 확대됐고 이로 인해 시장은 자율성과 역동성을 상실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자유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를 내세웠던 미국 로널드 레이건과 영국 마가릿 대처 이후조차 정부 개입이 줄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작은 정부의 시대'라는 통념을 반박한다. 겉으로는 축소를 말했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경제를 조정하는 중심축이 됐음을 실증 자료로 드러낸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경쟁을 억누르고 부를 소수 계층에만 집중시킨다고 비판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유동성 정책이 저렴한 신규 대출로 회사를 운영하는 좀비 기업을 양산하고, 소수 기업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과점 경제를 고착화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과 창업 생태계 성장도 멈췄다. 자본이 생산성이 아닌 정치적 보호를 받으면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과 부채 의존 경제구조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자본주의의 본래 기능의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시장 논리에 입각한 정책 체계의 재정비, 창업 친화적 경쟁 질서의 복원, 부채 중심 경제 구조의 정상화 등이 대표적이다. 또 스위스, 대만,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 사례를 통해 경쟁 중심의 경제질서, 부채 축소, 시장 논리에 입각한 정책 체계가 자본주의를 회복하게 할 것이라는 새로운 방향성도 보여준다.

루치르 샤르마 지음│한국경제신문│408쪽│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