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의 조건'은 예비역 3성 장군인 저자가 34년간의 군 생활을 바탕으로 한국군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동안 쉽게 꺼내지 못했던 군의 금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야전 장교부터 장군, 육군본부와 국방부 정책, 연합사와 청와대 안보실 실무까지 경험한 저자의 문제의식은 깊고 구체적이다.
특히 수많은 간접 사례와 역사적 비교를 통해 '지금 한국군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를 묻는다. 장군 인사 제도의 폐해, 방첩사령부의 존재 이유, 전작권 문제, 일본제국군의 폭력문화 등 군 내부의 금기시되던 주제를 사실과 고민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강군을 위한 조건으로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꼽았다. 군은 정치로부터 분리돼야 하며 정치적 욕망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쟁할 수 있는 군대'도 중요하다. 저자는 한국군이 세계적인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됐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전작권 문제, 지휘체계의 복잡성, 실질적인 작전기획 능력의 부족 등을 지적하며 경계에 몰입한 군의 현실이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군이 '경계 군대'로 머물러서는 안 되며 전략, 훈련, 기획 능력을 갖춘 '실전형 군대'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군의 잔재 청산'과 '미래를 준비하는 군대'도 강군을 위한 조건이다. 특히 저자는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 북한의 핵무장 고도화, 기후 위기 등 복합 안보 위협 앞에서 한국군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지적하고, 혁신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