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마음./웅진지식하우스

태어나서 조건 없는 응원을 받던 시절이 있다. 그저 잘 먹고 잘 잤다고 박수받았고, 팔을 뻗어 무엇인가 하나 잡으려 하니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큰 소리로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해주었다. 그런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다. 그러고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그런 응원의 시간들이 줄어들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회사에 조직원으로 일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응원받고 성장하기를 열망한다. 그 어느 때보다 응원에 각박한 시대, 응원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글로벌 기업 메타의 동북아 마케팅 총괄 상무이지만 ‘응원대장 올리부’라는 타이틀로 더 알려진 책의 저자는 신간 ‘응원하는 마음’ 자신의 일과 삶을 성장시키는 힘은 누군가로부터의 ‘응원’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기꺼이 애쓰도록 만드는 힘은 누군가의 응원에 달려 있다. 책의 저자인 서은아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을 거치며 마케터로서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는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많은 직장인들이 손꼽는 ‘워너비 팀장’이다. 한 번 그의 팀을 거쳐간 모두에게 ‘성장 멘토’가 되어주기에, 많은 이들이 그의 팀원이 되고 싶어 하거나 그와 같은 팀장이 되고 싶어 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리더의 전형은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이끄는 모습을 갖춘 사람이다. 책의 저자는 팀원들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넘어진 사람의 무릎을 털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직장생활의 고민을 상담해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직에 대한 고민, 처음 팀장을 맡은 사람의 어려움 등 어떤 문제 앞에서든 그의 첫 번째 해법은 가만히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고민들은 자기 안에 답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다 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리더의 필수 덕목으로 ‘공감’을 꼽는다. 팀원들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이해해줄 때, 팀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이 책은 누구든지 자신의 일을 좋아하게 만들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달리게 만드는 페이스메이커가 들려주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관한 이야기다. 조직을 관리하는 팀장급부터 실무를 맡고 있는 중간 관리자, 일과 직장에 대해 아직 모호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회 초년생까지, 사람을 움직여 일을 성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응원의 리더십을 담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인터뷰를 할 때 면접자들에게 실패 경험에 대해 늘 묻는 편이다. 그런 그 역시 20~30대에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실패를 거듭한 경험이 있어서다. IMF 시절에 대학을 졸업한 까닭에 좁은 취업 문을 경험하고, 일찍이 스타트업 창업에 참여했다가 1년 만에 폐업의 아픔을 겪었다. 해외 유학과 글로벌 기업에의 취업을 오랫동안 꿈꾸었으나 기회가 생기려는 찰나에 9·11 테러가 일어나며 무산됐다. 타고난 긍정의 힘으로도 버틸 수 없는 깊은 터널 속 같은 20대를 보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며 마침내 글로벌 기업 면접의 기회를 얻어냈지만, 영어 면접에서 한 마디도 제대로 말을 완성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저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마음껏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면서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줄 때 과감한 도전을 시도해보는 안전지대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이 책은 타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되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성장시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저자는 “평생 주위 사람들을 응원해왔으나 이제 생각해보니 그 모든 응원의 마음이 자신에게로 곱절로 돌아와 있었다”고 전한다.

서은아 지음ㅣ웅진지식하우스ㅣ296쪽ㅣ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