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생이 태어날 때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79달러였다. 이들이 60세가 된 오늘날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만1700달러가 됐다. 경제성장기에 태어나 부를 얻을 기회를 누린 이들 세대는 사회와 가족구조 변화에 낀 '마처 세대(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서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도 불리운다. 1960년대생은 은퇴, 재취업, 노후 생계 등을 고민한다. 고도성장기와 민주화를 겪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집중 조명한 책이 나왔다.
오랫동안 은퇴와 연금 문제 등을 연구해 온 저자가 1960년대생을 집중 분석한 신간 '60년대생이 온다'가 나왔다. 저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자문역이자 경제학 박사로 은퇴와 연금 문제를 연구해온 김경록 박사다.
'부자 세대'라 불리던 1960년대생은 허상일까. 1997년 외환위기와 뒤이은 2003년 카드채 사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이어 겪으며 한국은 크게 흔들렸다. 개인의 삶도 양극화됐다. '부익부 빈익빈'이 본격화 된 세대다. 저자는 "풍요 속에 있던 60년대생에게는 아이러니하게 격차사회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1960년대생들은 인생 2막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낀 세대'가 돼 있다. 부모님을 모셔야 하고, 자녀에게는 봉양받지 못한다. 줄 건 다 주고 자신은 못 받는 세대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거기에 고령화와 저성장까지 맞게 된다. 국가재정 악화와 연금재정 불안은 위기로 다가온다. 이 세대가 역사의 주역에서 물러나는 듯 보이지만, 미래로 돌려보면 이들 세대는 다가올 초고령사회의 주역이 된다. 올해 65세 이상 비율이 총인구의 19%로 초고령사회 진입을 1%p(포인트) 앞두고 있다.
860만 은퇴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50~60대 중 3분의 2가 예상치 못하게 빠른 퇴직을 맞이한다. 이들 앞에는 노후 생계라는 현실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이후 약 30여 년간 연금을 납부한 이들 세대는 최초의 준비된 노인세대로서 노후 계획을 이행하고 있을까.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에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재취업에 도전하는 것도 녹록하지 않다.
책에서는 임금 격차 줄이기, 연령별 분업 등 세대 상생을 위한 등을 내놓는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하고, 세대 내 뒤처진 사람과 함께 가야한다"면서 "일본의 단카이세대(1970~1980년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키운 견인차 역할을 한 세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60세 정년이라는 틀에 얽매이면 안 되며, 은퇴 준비를 위해서는 100세 시대 수명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부연한다.
60년대생이 소비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저자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 세대라고 명명한다. 액티브 시니어가 향후 30년 이상 소비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60년대생이 갖는 특수성을 지적하며 '실버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대 여명이 늘어난 지금, 개인의 삶과 사회의 전면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재무적, 비재무적 측면에 관계된 삶의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기에도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근로수명을 늘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오랜 기간에 걸친 자산계획과 관리에 달려 있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재구조화도 필요하다. 사회적 재구조화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인구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베이비부머가 초장수시대를 맞이할 때 가장 먼저 위협받는 것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이다. 저성장, 세대 갈등, 연금 고갈과 같은 위기에는 구조의 변화로 대응해야 한다.
책에서 저자는 고령사회로의 매끄러운 연착륙을 위한 10가지 과제를 던진다. 책에서 저자는 자본이 흔하고 사람이 부족한 사회에 맞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법, 고령자들의 요양 문제를 첨단 기술과 접목, 고령자 고소득층의 소비를 늘리는 정책 만들기, 고령사회에 맞는 세제체계 정비 등을 제시한다. 또 책은 체계적 퇴직 준비, 경력 확보와 인적 네트워크 관리, 근로소득과 금융소득의 유기적 조합, 재정 상황 진단 등을 권고한다. 이들 1960년대생의 미래는 곧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다름없다.
김경록 지음ㅣ비아북ㅣ248쪽ㅣ1만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