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당부./문예춘추사 제공

우리 모두가 죽는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하거나 임종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기를 꺼린다. 하지만 저자는 죽음에 대해 덤덤하고 솔직하게 풀어낸다.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의 저자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쓴 신간 '생의 마지막 당부'는 '존엄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품는 질문은 이렇다고 한다. 죽으면 그 고통에서 해방될까. 육체적으로 많이 고통스러울까. 지금까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없다. 치매 환자인 저자는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이 책을 준비했다. 그는 이 의문을 갖는 일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대화를 나누었다.

죽음에 대한 심오한 물음을 던진 저자에게도 아픔이 있다. 저자인 웬디 미첼은 20년 동안 영국국민의료보험(NHS)에서 비임상팀 팀장으로 일하던 중 2014년 7월 58세에 조기 발병 치매를 진단받았다. 사회나 병원 모두 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진단 이후에도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을 헌신적으로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치매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브래드포드대에서 건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내가 알던 그 사람',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등이 있다.

치매 환자인 저자가 갖는 죽음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저자는 "나는 치매는 물론 죽음도 두렵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여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 죽음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 즉 자신의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임종 돌봄이나 치료 거부 등에 대한 스스로의 입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환자에게 죽음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문제다.

치매 환자로 10여 년을 살아온 저자의 마지막 당부는 죽음에 대한 '대화'다. 평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삶도, 죽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존엄한 삶과 마지막을 향한 저자의 분투, 그의 고백이 담긴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웬디 미첼 지음ㅣ조진경 옮김ㅣ문예춘추ㅣ262쪽ㅣ1만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