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비지니스101

부동산 업계의 전설적인 기업가였던 샘 젤의 별세 소식이 지난 5월 19일 전해졌다. ‘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 한국어판은 샘 젤이 남긴 마지막 유작으로, 샘 젤이 부동산 업계와 자본시장에 남긴 놀라운 공헌을 소개한다. 샘 젤의 특별한 삶을 기념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샘 젤의 투자 철학과 지혜를 책을 통해 전달한다.

샘 젤은 1941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폴란드에서 홀로코스트를 피하고자 갖은 고초를 겪었다. 이 일로 그는 어떤 일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훗날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고 회고한다.

샘 젤은 미시간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기에 기숙사 아파트 관리 사업을 시작하며 뛰어난 사업 수완과 기업가 감각을 발휘했다. 1968년에는 밥 루리와 함께 에쿼티 그룹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저평가된 자산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키웠다.

1973년, 샘 젤은 부동산 시장이 경기 사이클의 고점에 도달했을 때 상업용 부동산의 폭락을 예견했다. 그는 자산 매입을 중단하고 자본을 축적하며 부실 자산에 집중하기 위해 부동산 관리 회사를 설립했다. 예측대로 1974년 시장이 폭락했고 하룻밤 사이에 샘 젤은 달러당 50센트에 자산을 매입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찾아내는 역발상 접근 방식으로 그는 ‘그레이브 댄서’(남의 불행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하지만 젤은 무덤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며 부실 부동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샘 젤은 부동산 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었다. 에쿼티 레지덴셜,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즈를 설립하고 성장시켜 부동산 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샘 젤은 2008년 대침체가 일어나고 시장이 폭락하기 직전에 오피스 부동산 리츠인 에쿼티 오피스(Equity Office)를 블랙스톤에 390억달러에 매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타고난 협상 능력을 이용해 캘리포니아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Vornado Realty Trust), 블랙스톤이 에쿼티 오피스의 매각 입찰에 참여하게 했고, 에쿼티 오피스는 시장에서 35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받게 됐다. 이는 당시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거래 중 하나였다.

샘 젤은 사업적 통찰력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 화려한 언변, 오토바이를 타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또 독특한 사고방식과 역발상적인 접근으로 자수성가한 전설적인 투자자이기도 했다. 그의 책 ‘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 독특한 사고방식이 부동산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와 투자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또 투자에 앞서 위험관리 중요성도 소개한다.

한국어판을 번역 출간한 존 최는 “비록 샘 젤 회장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과 투자 철학은 다음 세대에 계속 영감을 준다”며 “샘 젤의 역발상적인 사고방식과 다양한 사업적 안목을 통해 투자와 사업에서의 성공을 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ㅣ샘 젤 지음ㅣ비지니스101ㅣ288쪽ㅣ2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