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었다.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동 지역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 10년물 금리 5%는 단순한 '심리적인 저항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 국채에서 연 5% 안팎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당장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미 S&P500 지수의 이익 수익률(earnings yield)보다 미 10년물 채권 금리가 훨씬 높다. 11일 기준 S&P500의 이익 수익률은 3.8% 수준으로, 역사적인 평균치(3.5~4.6%)다.
이익 수익률은 S&P500 구성 기업들의 최근 분기 이익을 가중 합산한 뒤 최근 지수 수준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현재 주가에 비해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투자자가 얻는 수익률과는 다르지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이 지표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비교할 때 의미가 커진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P500 이익 수익률이 3.8%인 상황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기록하면서 주식 투자자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서 연 5% 안팎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위험 자산인 주식의 이익 수익률이 이보다 낮아 위험을 감수해서 주어지는 보상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10년물 국채 금리 5%가 절대적으로 경기나 기업 이익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 대비 미국 주식 자체의 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금리 환경에선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을 견딜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
허 연구원은 "바이백(국채 재매입)이라는 미 재무부의 국채 시장 개입 시도가 이뤄지는 위험한 정책 실험과 금리 불확실성은 주식 시장에서 소수 우량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라며 "7월 이후 미국 시장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와 빅테크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