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와 은 가격이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코스피 지수와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금융 상품을 찾아낸다면 베타(시장 민감도)를 활용해 투자자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지수의 궤적에 따라 시장에서 급등락하는 베타값이 높은 종목에 투자할지, 아니면 베타값이 낮은 안정적인 종목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코스피 지수와 구리 가격이 대체로 동행했다. 구리가 주요 제품의 원자재로 쓰이면서 상장사 이익과 주가 지수에 큰 영향을 준 결과다.
그런데 최근엔 이 동행성이 크게 약화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도 여전히 상당한 양의 구리가 필요하지만, 구리 광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구리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코스피 지수와 동행하기보다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DB증권은 대신 은 가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한다. 코스피 지수와 은 가격이 유사한 궤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코스피 지수와 은 가격은 유사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두 변수 간의 동조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와 은 가격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은이 산업 수요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율이 높아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높다. 코스피 시장에 수출 기업이 다수 포진돼 글로벌 산업 동향의 축소판인 것과 유사하다.
두 번째, 은이 달러 가치 변화에 연동하는 현상이 유가증권시장의 수급 구조와 동일하다는 분석이다. 통상 달러가 약세일 때 금과 은 가격은 상승한다. 반면 달러가 강세일 때는 은 가격은 하락한다. 이런 특성은 코스피에 유입되는 해외 자금의 강약을 결정하는 요소와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진행됐던 모든 자산 가격의 랠리에서 주식, 코인 등과 더불어 귀금속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과 은이 당장은 안전자산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은 가격의 선행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1월, 은 가격의 조정이 나타났었는데 그 이후 올해 6월부터 코스피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산업 수요의 약화와 수급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은 가격의 하락이 선제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스피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요인이었다"라며 "다만, 코스피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서사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터라 투자 환경 변화에 둔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AI와 관련된 시나리오들이 주식 시장에서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코스피 지수가 앞으로도 은 가격보다 한 박자 늦게 움직일 여지가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