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만 해도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가파르게 주가가 오르던 현대차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 초 30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6월 7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며 최근에는 4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상반기 실적 악화와 반도체주로의 자금 쏠림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6월 이후 본격화된 금리 상승이 주가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단순 자동차 제조업체를 벗어나 피지컬 AI 대표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로보틱스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앞세워 로봇과 자동차 생산을 결합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3분기 휴머노이드 트레이닝 센터 RMAC (Robot Metaplant Application Center)를 가동할 예정이다. 2028년부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를 부품서열화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에는 조립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계획을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 가지 부담이 있다. 피지컬 AI는 아직 본격적인 이익 창출까지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이다.
피지컬 AI처럼 대규모 투자가 우선 필요하고 수익화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은 다른 업종보다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미래 현금 흐름의 듀레이션(투자금 회수 기간)이 긴 기업의 주가는 금리 상승에 취약한 특성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리 추이가 현대차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흐름은 주가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 시각으로 12일 밤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에선 하반기 현대차의 피지컬 AI 사업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이달 26일 예정된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 이목이 쏠린다. 이 행사에서 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100%를 확보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나올 수 있고, 피지컬 AI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발표될 여지가 있다.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고 피지컬 AI의 사업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는다면 현대차 주가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상승이 재개되거나 피지컬 AI의 수익화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면 주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