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비용 절감 압박에 시달리면서 공항 라운지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거나 해외 결제 시 최대 6%까지 적립해 주던 이른바 '혜택 좋은 카드'들을 잇달아 단종시키고 있다. 카드사들은 혜택을 줄이거나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연회비는 더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총 97장의 신용카드가 단종됐다.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482장, 414장이 단종된 것과 비교하면 단종 카드 수는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324장의 카드가 발급 중단됐다.

그래픽=제미나이

상반기에 단종된 카드는 비교적 혜택이 좋은 카드들이었다. 1월에 단종된 하나카드 '토스 와이드'는 전월 실적 40만원 이상이면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2% 할인을 제공했다. 3월에 단종된 'GOAT BC 카드'는 연회비 1만2000원에 전월 실적이 없어도 해외 결제 시 3% 적립을 제공하고 페이북 해외 결제 이벤트 땐 6%까지 적립됐다.

6월에 단종된 신한카드 'THE BEST-F'는 월 1회, 연 5회 무료 피자와 무제한 공항 라운지 혜택을 제공해 '피자 카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연회비는 22만5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카드였다.

카드 혜택은 점점 줄거나 혜택이 비슷하면 연회비는 오르는 모습이다. 우리카드 '카드의정석2 슈퍼'는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2% 할인을 제공하는데, 연회비가 3만원이다. 신한카드 'The CLASSIC-Y'가 전월 실적 없이 해외 결제 5% 적립으로 고트(GOAT) 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지만 연회비가 10만5000원이다. '피자 카드'와 동일한 라운지 혜택을 제공하는 신한카드 'The BEST+'는 연회비가 30만원으로 7만5000원 더 비싸다.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율이 낮아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신용카드 가맹점의 95%에 영세·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 매출에 따라 0.4~1.45%의 우대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되는데 해외 카드 수수료율(2~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융 당국은 영세·중소가맹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3년마다 결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준을 고려하면 지금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혜택도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