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가 유래 없는 '불장'을 기록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시총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개미들의 'ETF 사랑'이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코스피 지수의 우상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ETF 투자 확대가 대형주 쏠림 현상, 소형주 소외,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과거에는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을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결정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코스피 강세장은 좀 다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94% 상승했지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8조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대신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은 개인 투자자다. 특히 ETF를 통한 국내주식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이 올해 초부터 지난 5일까지 국내 주식형 ETF를 순매수한 금액 중 투자자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 66.8%가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19%, 투자신탁은 8.6%, 외국인은 3.2% 수준이었다.

또 개인 투자자의 개별종목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비중 역시도 올해 들어 50%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증시 조정기에 ETF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난해 이후로는 ETF 거래대금 비중의 구조적인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투자 수단으로 ETF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코스피 강세장은 ETF에 집중된 개미 투자자의 '머니 무브'가 이끌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ETF 투자 확대에는 주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우선 대형주 쏠림 장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ETF 투자는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대형주 중심 투자로 분류된다. 특히 국내 주식형 ETF는 주로 대형주와 반도체 업종을 추종한다.

김 연구원은 "개인 자금이 ETF로 유입될수록 시가총액 상위주의 기계적 순매수를 야기하고, 이를 통해 시가총액 비중이 커지면 ETF로 자금 유입 시 대형주를 추가로 매수하는 쏠림장을 심화한다"고 분석했다.

소형주 소외도 강해지고 있다. 개인의 관심이 개별종목보다 ETF로 이동하면서 그만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역대급 불장에서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2020~2024년까지도 80% 초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개인의 ETF 투자가 늘어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68.8%로 하락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성향을 고려하면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주식형 ETF 거래대금 중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의 비중은 올해 평균 38%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출시된 이후 비중은 더 높아져 50%를 상회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증시의 우상향이 기대되지만 변동성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수적인 투자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이 발생하면 단계별 분할매수로 접근하고, 강세장에서는 추격매수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