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에서 내려다 본 한강 전경./ 김보연 기자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와 함께 대규모 주거지로 조성된 서울 강서구 가양·등촌 택지개발지구와 염창동 일대 아파트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강남과 여의도 등 핵심 업무지구를 지나 '황금 노선'이라 불리는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이용이 가능한 데다, 한강 조망권을 갖췄다는 점에서 2030 젊은 층이 몰리는 추세다. 대출 규제로 귀한 몸이 된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양동 대장 아파트 '강서한강자이'(2013년 입주·790세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6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가양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신혼부부들이 주로 가양동, 등촌동 일대 아파트를 찾는다"며 "특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수가 몰리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선 국민 평형이 15억원을 넘어선 단지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런 와중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가양·등촌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를 재건축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기 신도시처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적용받으면 최대 용적률은 200%에서 750%까지 늘어난다. 최고 75층까지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가양동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양·등촌 택지개발지구가 1990년대에 조성돼 지어진지 30년을 넘긴 노후 아파트가 상당 수"라며 "이 아파트 5만여채가 신축으로 재정비되면 집값이 마곡 지구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가양동은 1990년대 초 가양택지지구 개발로 1단지부터 9단지까지 대규모 단지가 들어선 지역이다. 이 중 4·5·7·8·9-1단지는 임대아파트이고, 2·3·6·9-2단지는 분양 아파트다. 재건축 기대감이 가장 큰 곳은 한강변에 붙은 가양동 '가양6단지(1992년·1476가구)'다. 고층의 복도에서 내려다보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다. 지난해 초만 해도 8억원대에서 거래되던 가양6단지 전용 74㎡는 지난 2월 11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의 호가는 최고 12억5000만원이다. 10평대 소형 아파트값도 10억원까지 올라섰다. 가양동 '가양강변3단지'(1992년·1556가구) 전용 49㎡는 지난달 9억4000만원에 팔렸다.

등촌동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등촌동 '등촌아이파크'(2004년·1653세대) 전용 84㎡는 지난달 12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30대는 한강 뷰를 찾지만 자녀가 있는 40대 이상은 목동 학원가 이용이 편하고 강서고, 대일고, 영일고 등 명문 학군이 가까운 등촌동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했다.

17일 방문한 강서구 염창동 '염참동아3차'./김보연 기자

염창동 일대도 재건축이 가시화되며 아파트 값이 오름세다. 올해 1월 10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염창동 '염창동아3차'(1999년·570가구) 전용 78㎡는 지난달 17일 13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두 달 새 3억원가량이 올랐다. 염창동은 일대가 준공업 지역으로 묶여 최대 용적률이 250%로 제한돼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가 준공업 지역 내 주택 재정비 사업에 대해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허용하기로 하면서 재건축에 탄력이 붙고 있다. 현재 염창동 우성1·2차·삼천리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