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찬 바람이 가시지 않은 3월, 지하철 5호선 양평역 2번 출구를 나오자 '자이(Xi)' 로고가 그려진 35층 높이의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양평동 첫 자이 브랜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다. 이 아파트는 귀한 신축이기도 하지만, 최대 9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13일 찾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막바지 단장을 하며 입주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단지 밖으로 펜스가 쳐져 있긴 했지만, 출입구로 공사 관계자뿐 아니라 입주 점검 요원들이 끊임 없이 드나들었다. 차단기 앞 주차 가능 대수 표지판은 이미 작동하고 있었고, 알록달록한 놀이터 역시 잘 정돈돼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지 주변에서도 입주를 앞둔 들뜸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옆 영등포 자이타워 지식산업센터 역시 이달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인근 부동산들은 너도나도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관련 이름을 달며 '매물 구함 급', '매물 접수' 등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단지를 둘러싼 외부 도로에서는 정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양평12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하 2층~최고 35층 4개 동 707가구 규모로 조성된 단지다. 2023년 1순위 청약 당시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98.76대1을 기록했다. 도보로 롯데마트·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를 갈 수 있고, 당중초·문래중 등 학교와 목동 학원가와도 가깝다.
최근 찬바람이 부는 청약시장에서 이번에 나온 매물은 총 3곳이다. ▲일반 무순위 전용 59㎡A(10층) ▲불법행위 재공급 전용 59㎡B(9층) ▲불법행위 재공급 전용 84㎡B(13층) 등 총 3가구다. 전용 59㎡A와 59㎡B는 서울 거주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 신청할 수 있다. 접수일은 16일이다. 전용 84㎡B는 서울 거주 무주택 세대주만 신청 가능하며 17일 청약을 받는다.
주목할 점은 만약 이번 청약에 당첨되면 9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분양가는 전용 59㎡ 8억5820만원과 8억5900만원, 전용 84㎡ 11억7770만원이다. 그런데 같은 아파트 전용 59㎡(16층) 입주권은 지난해 12월 26일 1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8일 전용 84㎡(21층)는 20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단순 계산해보면 전용 59㎡는 6억원대, 84㎡는 8억~9억원 수준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자금은 얼마나 될까. 전용 59㎡ 기준 취득세와 부대 비용, 옵션비 등을 제외하면 우선 계약금 10%, 약 8600만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이후 중도금 없이 잔금 90%, 약 7억8000만원을 5월 29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되기에 4억원 한도로 실행할 수 있다. 즉 5억원 가까운 현금이 있어야 한다.
이 매물들은 거주 의무 기간이 없다. 바로 전세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매 제한 3년이 있다. 불법 행위 재공급은 재당첨 제한 10년이 적용된다. 또 같은 단지지만 무주택 등 조건을 충족한다면 각각의 매물에 중복 신청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다주택자 매물 출회 속 청약 미달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서울의 '줍줍' 무순위 청약은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무주택자 등 지원 가능 조건과 청약 전 대출 가능 여부를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