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크랩(Joshua Crabb)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경제 성장 측면에서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크랩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로베코자산운용은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다. 지난 9월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2273억달러(약 319조원)이다.

조슈아 크랩(Joshua Crabb)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로베코자산운용 제공

크랩 대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 정책과 강달러 등으로 2025년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점엔 동의했다. 다만 크랩 대표는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이 너무 높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하면 고평가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투자로 쏠리고 있는데, 과거 중국 기술주로 자금이 몰렸다가 (주가가 폭락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이같이 따라가는 방식의 투자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크랩 대표는 대안으로 중국, 인도, 아세안 시장을 꼽았다. 크랩 대표는 중국 시장은 주가가 바닥에 도달하면 경기 부양책 등 정치적 움직임이 나와 다시 반등하는 점을 강점이라고 했다. 아세안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 성과가 좋게 나타나고, 인구가 많아 내수 시장도 성장세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도 시장은 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근 한 차례 주가 조정으로 투자 기회가 열렸다고 했다.

크랩 대표는 한국 시장의 경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패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 사례를 볼 때 성공적 밸류업 정책이 주주에게 상당한 이익을 줬다"며 "외국인 자금도 증시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크랩 대표는 또 한국 반도체 기업이 저평가 구간에 들었지만, 전체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랩 대표는 "저평가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수요가 쏠리면서 그때그때 저평가 종목이 나타났다"며 "큰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현재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종목이 강세였지만, 앞으로 서버 수요가 늘 것"이라며 "이어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탑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통합 등으로 투자가 이동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